바이오디젤을 두고 논란이 좀체 식지 않고 있다. 이미 판매에 들어갔으나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비록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이 0.5% 수준으로 미미하고, 유럽에선 이미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도 국내에선 첫 보급이란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그 동안 바이오디젤의 보급이 쉽게 이뤄지지 않은 건 자동차회사와 정유사의 끝없는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유사는 연료로 인한 자동차문제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자동차회사도 연료문제인 만큼 정유사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네탓" 공방이 이뤄지는 사이 소비자들은 기댈 데가 없어지는 셈이다. 소비자보호원을 찾아도, 건설교통부에 문의해도 돌아오는 말은 엔진 문제도 아니고, 정유사가 공급한 연료 문제도 아니라는 답이 대부분이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연료의 관리 부실이 언제나 회신되곤 한다.
한 때 커먼레일 디젤엔진이 멈추는 원인을 두고 자동차회사와 정유사 간에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보호원은 커먼레일 디젤엔진이 장착된 자동차를 구입해 경유를 넣고 시험운행을 하기도 했다. 결과는 ‘문제없다’였다. 그러나 자동차회사 서비스센터에는 끊임없이 연료로 인한 엔진 정지 현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물론 돌아오는 답은 언제나 ‘연료 문제’였다. 연료에 물이 섞여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 반면 정유사는 자동차회사의 연료필터를 문제삼았다. 경유 내에는 수분이 일정량 함유돼 있고, 이는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한 것인 만큼 수분으로 인한 문제라면 연료필터에서 수분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발생했다는 주장이었다. 양쪽 모두 일리가 전혀 없는 해명은 아니었던 셈이다.
당시 이 문제는 건설교통부가 자동차 제작결함판정위원회까지 소집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위원회에 참석한 한 소비자단체 대표는 “정유사와 자동차회사가 서로 상대방 탓을 했고, 실험을 했지만 연료와 연료필터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화살은 주유소로 돌아갔다. 그러나 주유소는 자신들이 주유한 기름 때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주유한 기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자동차회사와 정유사, 주유소를 오가던 소비자는 결국 지쳐 본인의 지갑을 열어야만 했다.
당시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연료로 인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느냐를 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책임은 그 누구에게도 없었다. 혼합경유도 결코 이 같은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정작 바이오디젤 보급에 나섰던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 기업 간의 문제에 간섭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보급은 했지만 서비스문제와 관련해선 기업이 책임을 질 일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동차회사와 정유사가 공동으로 연료 문제로 인한 이상이 발생했을 때 공동 대처할 수 있는 합의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탓 공방을 벌일 게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원인을 파악해 정유사는 연료 개선에, 자동차회사는 엔진 개선에 상호 간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공동 서비스를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유차 보유자는 앞으로도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연료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이제는 양 업계가 손을 잡아야 하는 시점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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