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회사의 파업이 잇따르면서 제 때에 출고받지 못한 사람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하소연을 제대로 받아주는 곳은 없다. 계약한 지 두 달이 넘도록 차를 받지 못했지만 해결책은 없는 셈이다.
자동차매매표준약관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로 인한 인도 및 출고 지연에 대해선 자동차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도록 돼 있다. 노동법이 보장하는 쟁의행위임에 비쳐 정당한 파업이라면 불가항력적 사안이라는 의미로 해석한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파업이란 일부 집단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행위인 만큼 비록 노동법이 이를 보장한다 해도 자동차회사가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파업을 노동법이 보장한다면 개인의 재산권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파업에 따른 인도 및 출고지연은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즉, 노조의 파업이 임금인상을 위한 생존권이라면 소비자가 제품을 제 때 받는 것도 생존권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표준약관에 파업으로 인한 손해보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한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러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건 잘 알고 있으나 노동법에서 파업도 보장하는 만큼 이를 어떻게 조정할 지 현재 대안이 없다”며 오히려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형편이다.
많은 사람들은 파업을 인정하면서 보상도 해주는 절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바로 파업기간과 성격에 대한 규정이다. 보상해주지 않아도 되는 파업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을 넘거나 또는 해당 파업이 불법으로 규정되면 개인이 별도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일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보상해주는, 이른바 일괄보상제 시행이 그 것이다.
노조의 파업은 이제 해마다 벌이는 연례행사로 자리잡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의 생존권을 위해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재산권이 침해받는 일은 이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공정위도 대안이 없다는 말보다는 이제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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