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가 경영악화 책임의 일부를 노조에 돌리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자칫 쌍용자동차 문제가 산별노조로 전환될 자동차업계 전체의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14일 쌍용에 따르면 상하이자동차는 더 이상 쌍용의 적자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는 필립 머터프 부사장을 한국에 긴급 파견, 경영정상화를 도모키로 했다. 머터프 부사장은 쌍용의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하이의 이 같은 행보를 바라보는 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는 직원들로선 인위적인 구조조정 자체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쌍용 관계자도 "사실 적자가 계속되는 원인은 제품력에 있다"며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의 생산에만 몰두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건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쌍용 내부에서는 생산직뿐 아니라 일부 관리직까지 상하이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인수 후 상하이가 쌍용의 생존을 위해 마땅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으며, 심지어 상하이에 주식을 매각한 조흥은행도 싸잡아 비난대상이 되고 있다. 내부에서 상하이를 곱지 않게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 내 사업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상하이는 당초 쌍용을 한국의 자동차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 기업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게다가 중국 내 쌍용 진출이 미뤄지면서 상황은 더욱 꼬여가는 중이다. 또 중국 경영진이 제품생산을 중국에서 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발설하고 다니자 노조와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중국 경영진의 거만한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장쯔웨이 사장은 내부적으로 모든 일을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만 유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의 사업연계에서 쌍용은 완전 배제돼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애초 중국 자동차업체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아야 했었다는 후회의 소리들도 점차 늘고 있다. 조흥은행이 채권 회수에만 급급해 상하이에 주식을 넘긴 것부터가 잘못 끼워진 단추라는 설명이다.
한편, 노조 등에 따르면 상하이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전면파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산별노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만큼 쌍용 문제는 업계 전체의 생산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쌍용 관계자는 "상하이가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부터가 잘못돼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를 알면서도 국내에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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