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 국민의 발이 되자

입력 2006년07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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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잘 알고 지내는 자동차동호회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람들은 그를 "총무"라 부른다. 동호회 내에서 총무 역할을 해서 붙여진 직책이 그의 이름인 셈이다. 물론 그의 이름은 따로 있다. 그러나 적어도 "총무"라고 오랜동안 불려 왔기에 그는 "총무"가 더 익숙하다.

총무가 전화를 걸어 봉사활동을 나가는데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미안함을 뒤로 한 채 정중히 거절해야 했다. 총무와의 인연은 사실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우연히 동호회를 오가다 알게 됐고, 그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듣게 된 일이 있었다. 그가 총무로 불리게 된 계기는 바로 봉사활동 때문이었다. 총무가 소속된 동호회는 차종을 가리지 않는 SUV 동호회다. 그런데 총무의 동호회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체장애인들의 발이 되곤 한다. 멀리 움직이고 싶어도 거동이 불편해 이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발"이 되는 역할이지만 총무를 기다리는 장애인들의 가슴은 늘 설레인다.

총무를 따라 장애인 나들이에 동참한 적이 있다. 차가운 겨울날이었으나 장애인들의 미소는 그 어느 때보다 맑았다. 하루 종일 제한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들로서는 살을 에이는 바람도 자연의 한 부분임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내심 잔잔한 감동을 받았고, 어떻게든 동호회를 돕고 싶었다.

그래서 한 가지 생각한 일이 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를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동호회는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좋아서, 그들 간의 유대를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래서 때로는 집단이 모여 도로 위에서 그룹주행을 하면서 외부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기도 한다. 물론 일부 동호회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만들어진 곳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운송수단을 통해 만난다는 점에선 공통된 분모를 가진 셈이다.

국내에는 자동차 보유대수가 1,500만대를 넘어섰다. 인구가 4,800만명이니 거의 3명꼴로 자동차를 한 대씩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 발이 없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시골 오지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도 있을 테고, 총무가 봉사활동을 하는 장애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발이 없어 언제나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이 이들의 발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상상한다.

자동차회사와 차종을 불문하고 전 국민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뤄 남의 발이 되는 것. 아름답고 숭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타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드라이브도 하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TV에서 산간 오지마을을 찾아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다. 병원에 가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어 가지 못한다. 이들에게 발이 돼 준다면….

총무가 이번 주에 장애인들을 태우고 길을 떠난다. 장마와 홍수 피해로 축축해진 마음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주말을 보내게 될 것이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기를 바란다. 아울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총무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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