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서진발 기자 = 현대자동차의 임.단체협상 때마다 관례적으로 지급하는 격려금과 일시금이 파업임금 손실을 사실상 보전해 주는 것이어서 관련법에 규정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어긋나고 중소업체 근로자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부작용이 많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노사는 26일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100%+생산목표 달성시 150%) 외에 하반기 생산목표 달성 격려금 50%,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만원,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등 각종 명목의 격려금을 주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격려금 200만원, 2004년엔 격려금 100%+일시금 100만원, 2003년에는 격려금 100%+100만원 등에 합의했다. 이 같은 격려금과 일시금은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조합원들이 임금손실을 사실상 보전해 주는 성격이 매우 짙다는 것이 노동계는 물론 재계의 시각이다.
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사용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근로자에 대해 그 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노조는 임금(파업임금) 지급을 요구하여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규정하고 있다. 임금 손실을 감수하도록 해서 파업을 억제하고 노조에 책임감을 주려는 것이 법의 취지이지만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이 민주노총의 쌍두마차로 국내 불법 과격시위를 주도하던 19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협상의 막판 쟁점은 항상 "파업임금을 보전하라"는 것이었고 이 때부터 노조를 달래기 위해 편법으로 생겨난 것이 격려금과 일시금 등이다.
올해의 경우 현대차 조합원들이 20여일간 파업해 회사에 1조3천억원의 생산손실을 안기고 조합원 1인당 평균 140만∼150만원 정도의 임금손실이 발생했지만 회사의 손실은 만회할 길 없고 임금손실은 격려금으로 만회하고도 남는다. 일은 안 하고 돈은 두둑이 챙긴 것으로 모기업의 장기파업으로 부도 직전에 내몰린 이 회사의 중소협력업체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처럼 현대차를 비롯한 울산지역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단협만 하고 나면 성과금을 합쳐 최소 400∼500%의 뭉칫돈을 챙기기 때문에 경영여건이 열악한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시민들은 "장기 파업으로 회사와 협력업체는 물론 국가경제까지 마비 지경에 몰아넣은 조합원들에게 격려금은 무슨 격려금이냐"며 "대기업 노조답게 자신들의 파업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대차가 엄청난 생산피해에도 불구하고 성과금과 격려금을 내놓아 "퍼주기" 지적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만회 불가능한 생산손실을 무기로 한 노조의 파업 때문"이라며 "기업을 두번 울리고 사회양극화를 부추기는 격려금 지급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노동지청 관계자도 "격려금을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이 때문에 법상 금지한 파업임금으로도 보기 어려워 불법으로 규정하지 못한다"며 "관행적이라 하지만 파업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은 불합리한 부문이 없지 않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