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국닛산 사장에 부임한 그렉 필립스 씨는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오랫동안 미군에 몸담으며 군인의 길을 가는 동안 한국에서도 꽤 오랫동안 근무했고, 부인도 한국인이다. 전임 케네스 엔버그 사장이 한국닛산의 틀을 잡았다면 필립스 사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영업실적을 올려 한국시장에 안착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한국에 정통한 미국인으로, 일본 브랜드를 책임질 필립스 사장을 서울 서초동 한미모터스 인피니티 매장에서 만났다. 그는 “안녕하세요”라며 분명한 한국말로 인사를 나누며 기자의 손을 힘있게 잡았다.
-한국 부임 소감은.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근무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 한국인 아내와 함께 매일 감사하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이 한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돼 더 기쁘다”
-지난 2년간 한국닛산을 이끌었던 전 사장을 평가한다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인재 모집부터 인피니티의 새로운 전시장 컨셉트로 개발한 IREDI(인피니티 전시장 환경 디자인 계획)까지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인 케네스 엔버그 전 사장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경쟁력있는 딜러들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들과 최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1년이 인피니티의 준비단계라면 올해는 도약의 단계다. 발전된 고객관리, 딜러확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피니티는 서울과 부산에 3개 전시장만으로 한국시장 진출 후 최단 기간인 7개월만에 1,000대 판매를 넘겼다”
-올해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는.
“인피니티는 올 상반기중 671대를 판매해 수입차시장에서 약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1,500대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입차시장 점유율 6~8%까지 확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상반기 실적에 만족하는 지.
“현재의 상태에 100% 만족하는 건 아니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다른 경쟁사들이 한국시장에서 정착하기 위해 걸린 기간이 5년에서 10년이었고, 우리는 짧은 기간에 그 이상을 달성했기 때문에 대단히 만족한다. 특히 전시장 수는 적지만 인피니티 딜러들의 단위 전시장 당 판매대수는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가장 최근인 6월 논현동의 SS모터스가 월 70대 이상 판매했으며, 이는 현재 주위에 있는 타 브랜드 전시장 판매실적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사업철학과 중점 관리사항이 있다면.
“팀워크와 가족같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경영을 펼치고 있다. 뛰어난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워크의 역량이 개인의 우수성을 능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팀워크의 역량을 어떻게 경영에 적용해야 할 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고객 입장에서 모든 걸 생각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고객은 첫째 직원, 둘째 딜러, 셋째 소비자다. 만족도가 높은 직원과 딜러들에 의한 서비스를 통해 결국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와 어려움을 들어주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다”
-인피니티의 타깃층과 공략방안은.
“인피니티 고객의 95% 이상이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 지 분명하고 확실한 고객들로 의사, 변호사, CEO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 고객의 수준은 매우 높고, 확고한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은 또 인터넷과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인피니티는 그러한 주 타깃을 공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달 고객들의 프로파일을 파악하고 있으며, 리서치 결과에 따라 그들이 선호하는 럭셔리 마케팅 광고와 e마케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피니티만의 특징이 있다면.
“인피니티는 고품격의 뛰어난 성능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브랜드다. 인피니티만의 디자인과 성능의 독특함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 인피니티는 단순한 애프터서비스가 아닌 인피니티만의 차별화된 수준 높은 고객서비스 TOE(토털 오너십 익스피리언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구매 후 기간 및 주행거리 등에 따라 무상점검 및 차량서비스, 1대1 맞춤형 서비스, 24시간 긴급서비스, 무상 대차 서비스 등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구매 후 4년 혹은 주행거리 10만km 이내에서 예기지 않은 차 결함 발생 시 인피니티 고객지원센터에서 교통편 안내 및 숙박시설을 제공하는‘모빌리티 개런티 서비스’는 수입차업계 최초로 선보인 획기적인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들은 TOE를 통해 인피니티를 처음 접한 시점부터 구매, 고객만족 서비스까지 항상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고객만족 서비스는 고객들이 두 번째 차를 구입할 때 인상적인 서비스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영업망 확대 계획은.
“인피니티는 수입차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딜러망 구축을 매우 비중있게 생각하고 있다. 미국과 같이 큰 시장에서도 딜러망 구축은 성공적인 판매전략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이런 차원에서 내년초 분당에 전시장을 낼 예정이다. 광주와 대전 등지에 추가로 딜러를 모집하고 있다. 오는 2009년쯤에는 8~1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피니티의 현안과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지속적인 성장과 적합한 딜러의 선택 및 확대다. 그들에 의한 고객관리와 만족이 판매전략을 좌우할 수 있어서다. 또 한국시장에 걸맞는 프리미엄 서비스 개발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 개인적으로 한국과의 인연이 매우 깊은데.
“1974년 이후 10여년동안 한국에서 군복무를 한 덕분에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과도 같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미국에서 방문하는 친구들은 미국인보다는 한국인 친구들이 많다. 미국에서도 대우자동차에 오래 있어서 대우 관계자들을 많이 알고 있다. 연세어학당에서 2학기동안 한국어를 배웠고, 지금도 아내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미주 대우에서는 무슨 일을 했는 지.
“26년간 군대에 복무하다 대령으로 예편한 이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토요타자동차 영업을 시작으로 자동차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북미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인사, 딜러 개발 및 관리, 영업 및 마켓팅 등 여러 분야를 담당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 한국 수입차시장을 평가한다면.
“한국의 수입차시장은 매우 역동적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유학, 비즈니스, 여행 등 다양한 해외경험을 갖고 있어서 이미 렉서스, BMW, 아우디 등에 익숙한 만큼 외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되며, 경쟁이 심해지는 한국시장은 상당히 흥미있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팀워크와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닛산의 경영자로서 여러 인재와 함께 닛산, 인피니티 인지도와 판매를 증가시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기자에게 그는 “10월17일을 기대해달라”는 말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G 세단의 체인지모델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발표하는 날이라는 것. “수입차업계의 기존 발표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이벤트를 만들 것”이라는 장담과 함께였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면을 숨김없이 보여줬다. 주말은 "패밀리타임"이라며 가족여행을 즐기고 처가 식구들을 만나느라 바쁘다고 했다. 주말이 3일이어야 한다는 농담을 건네며 가족 이야기를 할 때 그는 특히 얼굴이 밝았다. 군인 출신이 맞을까 싶을 만큼 부드러운 인상을 주지만 "개인보다 팀"을 강조하는 걸 보면 "역시 군인"이라고 느끼게 된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그는 동부이촌동에서 두 아들, 아름다운 아내와 산다. 미국인이지만 한국에 정통한 인물이 일본 브랜드를 우리 시장에서 어떻게 키워 나갈 지 궁금하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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