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쾌한 암봉에 눈이 즐겁다

입력 2006년07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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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에 있는 주왕산은 ‘양파’(?) 같은 산이다. 오르면 오를수록 새롭고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수백m 돌덩이가 병풍처럼 불쑥불쑥 솟은 바위산이 거친 듯하면서도 속내를 보면 의외로 여릿여릿,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신비롭다.

주왕산 기암을 배경으로 한 대전사.


처음 주왕산을 찾는 사람들은 웅장한 산세와 장쾌한 암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 장관 앞에 탄성을 내지른다. 강원도 설악산과 영암 월출산 등과 함께 남한의 3대 바위산으로 손꼽히는 주왕산에는 기암, 연화봉, 망월대, 급수대, 시루봉, 학소대, 신선대 등 수려하고 빼어난 암봉들이 줄을 잇는다. 또한 그 봉우리와 골짜기 곳곳에는 왕후장상을 꿈꿨던 주왕의 전설과 사연이 주절이 주절이 달려 있다.



중국 당나라 덕종 15년에 후주천왕을 자칭하고 난을 일으켰던 주도(周鍍)가 당나라 군사에게 패해 신라의 석병산(지금의 주왕산)으로 숨어들었다. 암굴에 숨어 하루하루를 지내던 주도가 어느 날 세수를 하러 암굴 밖으로 나왔다가 그를 찾아 헤매던 당나라 마장군에게 발각돼 그 자리에서 화살에 맞아 죽었다. 이에 주도가 숨었던 암굴을 주왕굴이라 부르고, 석병산을 주왕산이라 부르게 됐다.



주왕산의 힘차고 남성적인 산세 앞에 ‘어떻게 오르지?’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의외로 오르기가 편해서 산을 잘 타지 못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산을 오를 수 있다.



주왕산의 첫 볼거리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초입의 대전사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건립했다는 대전사는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대부분이 소실됐고, 현재는 보광전과 명부전뿐이다. 재미있는 건 주왕산의 주봉인 기암의 기(氣)가 이 곳에 모인다는 풍수지리설이다. 그래서 대전사 마당 한쪽에 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눌러주는 돌탑이 있다. 최치원, 나옹선사, 도선국사, 보조국사, 무학대사 등 쟁쟁한 인물이 과거 이 곳에서 수행했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건 그 때문이리라.

주왕굴.


대전사를 지나 산책로와 같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사면이 바위로 둘러싸인 곳에서 옥같이 맑은 물이 힘차게 쏟아지는 제1폭포와 만난다. 그 곳에서 10분 정도 오르면 제2폭포가, 조금 더 오르면 2단의 제3폭포에서 위풍당당한 물줄기가 힘차게 쏟아진다. 세 개의 폭포 중 제2폭포가 가장 아름답고 주변의 조화가 뛰어나다.



산세에 비해 의외로 오르기 쉬운 덕분인지 주왕산 관광객들 중에는 노약자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거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위장병과 신경통에 좋다는 달기약수탕이 바로 이웃해 있기 때문. 청송읍에서 동북쪽으로 3km 거리에 있는 달기약수탕에는 하탕, 중탕, 상탕, 신탕을 비롯해 10여개의 약수터가 개발돼 있다. 설악산 오색약수터처럼 약수가 솟는 출구가 철분으로 인해 온통 벌겋게 변해 있다. 설탕을 제거한 사이다 맛처럼 톡 쏘는 달기약수는 위장병, 신경통, 만성부인병, 빈혈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 만큼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아예 근처 숙박업소에 짐을 풀고 며칠동안 약수와 백숙을 먹으며 몸 보양을 하는 이들이 많다.



달기약수터를 지나 3km 정도 가면 월외계곡의 월외폭포(달기폭포)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요란한 굉음과 함께 기암절벽을 타고 내리꽂히듯 떨어지는 10여m의 힘찬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속이 후련하다.



*맛집

약수식당 백숙.
달기약수탕 주변에는 약수에 곤 ‘약수백숙’이 별미다. 닭백숙만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약수탕 주변으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어느 집을 들어가거나 다들 고른 수준의 맛을 보여주고 있으나 전통과 정성이 돋보이는 집은 단연 약수식당(054-873-2167). 닭과 찹쌀, 마늘, 인삼, 대추 등을 넣고 약수로 푸욱 고은 백숙은 구수한 맛도 맛이지만 특히 고기가 부드럽고 연하다. 무슨 특별한 조리법이 있는 게 아니라 약수가 독특한 맛으로 작용했기 때문. 속이 차고 냉한 사람이나 위장병이 있는 이들은 ‘옻닭백숙’을 권할 만하다. 옻나무를 넣어 곤 옻닭백숙은 갈색을 띤다. 죽과 찹쌀밥이 곁들여진다.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안동시내로 들어간다. 국도 34번을 따라 청송 방면으로 37km 가면 진보면 월전리. 이 곳에서 청송 방면으로 우회전, 31번 국도를 따라 14.2km 가면 청송읍이다. 계속해 국도 31번을 타고 4.6km 더 가면 주왕산 안내 표지판을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 914번 지방도를 타고 8.7km 들어가면 주왕산 입구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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