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은 여행중 곤란을 겪지 않기 위해 휴가 출발 전에는 차를 꼼꼼하게 점검하면서도 피서지에서 돌아온 뒤의 관리는 소홀하기 십상이다. 피서길 장거리를 운행한 차는 폭염과 교통체증, 흙먼지, 소금기 등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피서길 운행을 탈없이 마쳤어도 향후 "자동차 무병장수"를 위해선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운전자가 장거리여행에서 돌아오면 몸을 씻고 휴식을 취하듯 자동차도 문제가 생기기 전 관심을 갖고 손질해줘야 탈없이 오래 탈 수 있다.
▲세차
바닷가에 다녀왔다면 차에 묻은 염분을 완전하게 씻어내야 한다. 소금기는 차체와 철제부품을 빨리 녹슬게 하므로 하체 구석구석까지 씻을 수 있는 세차장에서 닦는 게 좋다. 산으로 여행했다면 새똥이나 날벌레 등이 붙어 있는 지 신경쓴다. 이 것들은 강한 산성물질이어서 도장 변색이나 부식 등의 원인이 된다. 타이어의 휠 안쪽과 휠 하우스, 라디에이터, 각 이음새 등도 꼼꼼히 닦아내야 한다.
각종 장비와 음식물로 냄새가 배고 모래가 들어 있는 실내와 트렁크도 청소해야 한다. 타이어에 돌이나 나무껍질 등이 박혀 있다면 드라이버로 빼낸다. 비포장길을 많이 달린 차라면 휠 얼라인먼트와 타이어 공기압을 맞추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수 세차 때는 물을 충분히 뿌려 차체에 붙어 있는 모래먼지 등이 쉽게 떨어지도록 한 뒤 지붕부터 물을 흘리면서 스폰지나 부드러운 헝겁으로 닦아낸다. 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 도어와 트렁크를 열어 통풍시키고 말려준다. 실내는 매트를 벗겨 차바닥의 습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오일류·배터리
뜨거운 여름날 장거리를 뛴 차는 오일이 조금씩 샐 수 있고 오일에 기포가 생겨 양이 줄거나 농도가 묽어지기도 한다.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액은 교환시기가 멀었더라도 체크한 후 이상이 있다면 보충하거나 교환해준다. 먼지가 많은 길을 달렸을 경우 에어클리너를 청소하거나 교환한다.
배터리는 케이스와 터미널이 비포장길에서 흔들려 헐거워지지 않았는 지 살펴 꽉 조인다. 헐거운 채 운행하면 배터리가 흔들려 케이스나 극판이 손상될 수 있고 전해액이 흘러나와 코드의 접속을 나쁘게 하거나 주변 금속을 부식시킬 수 있다.
▲하체와 연결부위
주행중 잡음이 들리고 진동이 크다면 각 부위 완충고무를 점검한다. 완충고무는 보디와 각 부품의 연결부위에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한다. 수명이 긴 부품이지만 비포장길이나 충돌사고 뒤 변형되는 수가 있다. 운전대를 한 쪽으로 끝까지 돌린 다음 바퀴 안을 들여다보면 드라이브 샤프트와 일체로 된 고무덮개의 파손 여부를 알 수 있다. 연결부위 볼트도 점검한다. 산악지역이나 비포장길에서 운행했다면 볼트가 다소 풀릴 수 있다. 완충고무나 볼트 점검은 운전자가 직접 하기 힘들므로 정비업소에서 차를 리프트로 올려 정비사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브레이크
장거리 운전 뒤에는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 브레이크 액을 점검한다. 뜨거운 노면 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으면 패드와 라이닝이 가열돼 페이드 현상을 일으킨다. 이 상태에선 급제동을 해도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사고위험에 닥칠 수도 있다.
▲수해 피해차
침수 상태로 방치해뒀다면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엔진오일이나 변속기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정비업소에 들러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자차보험)에 가입한 경우 주차중 침수사고, 홍수와 태풍으로 인해 차가 휩쓸려 파손된 사고, 홍수지역을 지나던 중 물이 넘쳐 파손된 사고 등은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이 같은 경우 보험가입자의 무과실로 인정돼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다.
이 밖에도 휴가 출발 전보다 냉각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 호스 연결부위나 라디에이터 등 누수부위를 확인한다. 여행중 엔진이 오버히트를 일으켜 시냇물 등을 냉각수로 임시 사용했다면 냉각수를 다시 갈아준다. 먼지와 흙에 손상돼 앞유리가 깨끗이 닦이지 않는 와이퍼 블레이드는 새 것으로 바꾼다.
김기호 기자
kh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