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메이커에게 국내 소비자는 봉?

입력 2006년08월2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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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를 보면 자동차메이커의 기술 수준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업그레이드된 특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국 평가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 거리를 달리는 국산차를 보면 자부심을 느낄 정도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는 생산차 4대 중 3대를 수출할 정도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구사하면서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수출역군이 됐다. 연간 수출액, 무역수지 흑자, 일자리 창출 등이 모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자동차산업의 위상은 높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작년 114만여대 판매로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최소한 150만대 수준은 돼야 자생적인 호황국면을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국내 메이커들은 다원화된 경쟁력 유지를 위해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 신경쓰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공장 증축 등 해외를 근거지로 하는 각종 투자를 늘리면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

이런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나타난다. 내수시장을 위한 메이커의 노력 부족이다. 해외에서의 시설투자 등 전천후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본거지로서 국내 소비자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그렇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자동차 개발부터 애프터서비스시장 개척 등 외국보다 중요한 시험시장이 바로 국내 시장이다. 그러나 국내 메이커가 판매대수가 훨씬 적은 국내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는 걸 보면 누구나 "국내 소비자는 봉"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최근 국산차 값이 오르면서 곳곳에서 볼멘소리도 들리고 있다. 장착하고 싶지도 않은 옵션을 더해놓고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의 선택폭을 줄였다는 불평도 많고, 같은 모델임에도 국내보다 훨씬 저가로 판매되는 외국의 현황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한탄도 많다.

실제 미국시장에서는 같은 모델을 국내에서보다 3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미국 딜러가 할인이라도 하면 그 폭은 더욱 커진다. 1년 이상 미국에서 탄 자동차는 관세 등 각종 세제혜택을 받으면서 국내로 반입할 수 있으며, 이 때 각종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구입가보다 훨씬 저렴해진다. 게다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국산 차는 10년 10만마일(16만km)동안 무상수리를 보장한다. 물론 국가 간의 환경 및 각종 요소가 달라 이러한 혜택의 과소가 다르겠지만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불평을 할 수밖에 없다.

국산차의 구입비용이 올라가다보니 최근 가격이 낮아진 수입차의 위력이 커지고 있다.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모델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관세 등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수입차가 있다는 건, FTA 등 각종 현안이 해결되면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와 같다. 수입차는 시장점유율도 올해 5%를 넘어 향후 몇 년 이내에 10%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국산차의 점유율은 떨어질 것이다.

소비자는 왕이다. 소비자는 실질적인 왕이 되기를 원한다. 따라서 외국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행하며, 소비자를 진정으로 아끼는 모습을 국내 메이커가 보여준다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그 회사를 밀어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제 "국내 소비자는 봉"이라는 용어가 사라져야 할 시점이다. 다시 한 번 국내메이커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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