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CC RC 라인과 록시, 눈길 확 끄는 예쁜 차들

입력 2006년08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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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6CC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경쾌하고 깜찍한 이미지와 더불어 2,00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수입차시장의 문턱을 확 낮췄던 차다. 덕택에 "가장 많이 팔리는 오픈카"라는 명성도 얻었다.

시승차는 206cc RC 라인과 록시 두 종류. 206CC를 스포츠 버전으로 만든 RC, 프랑스의 유명 패션 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위해 만든 게 록시다. 잘 달리는 차와 멋있는 차 두 종류를 한꺼번에 만나는 셈이다. 운동선수, 패션모델과의 데이트 정도 되겠다.

▲디자인
206CC의 기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마이너체인지라기보다 ‘옵션변화’로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모델이다.

206CC RC 라인은 WRC 3년 연속 우승을 거머쥔 ‘206 WRC’의 성능을 물려받은 ‘206RC’의 206CC 버전이다. 206 WRC를 상용화해 206RC를 만들었고, 이를 다시 206CC와 섞어 새 버전을 개발했다는 것. 복잡한 탄생과정은 자동차만들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장이 원하는 차를 내놓기 위해, 또 한편으로는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 보디, 파워트레인, 액세서리 등의 다양한 조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RC 라인은 독일의 튜닝업체 ‘이름셔’에서 주문생산된다. 과거 90년대 초반 대우자동차가 만든 르망에 이름셔 버전이 있었다. 르망 이름셔는 그 당시만 해도 여러 면에서 잘 나가는 차였다.

RC는 랠리 챔피언의 뜻을 담고 있다.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 알루미늄 세이프티 롤바, 17인치 광폭 타이어, 버킷시트가 장착됐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을 가죽으로 감쌌다. 지붕을 열면 ‘RC 라인’ 고유 로고가 새겨진 윈드 디플렉터를 볼 수 있다. 뒷바람을 잡아주는 일종의 바람막이다.

206CC 록시는 유럽에서 유명한 여성 캐주얼 브랜드 록시(ROXY)의 디자인을 적용한 스페셜에디션 모델이다. 록시 브랜드의 고유 문양이 시트와 보디에 새겨졌다. 젊은 여성을 겨냥한 모델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에어백 스위치가 있어 조수석 에어백 작동을 조절할 수 있다. 조수석에 사람이 안탔다면, 혹은 어린이가 탔다면 에어백이 터지지 않게 ‘off"로 해 놓을 수 있는 것. 대시보드 상단에 잡동사니들을 올려 놓을 수 있도록 움푹 패인 공간을 뒀다. 올록볼록한 공간처리가 눈길을 끈다.

엔진룸을 열면 배터리를 검은 천으로 정성껏 싸놓은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배터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고, 스파크가 튀었을 때의 안전을 위해서도 좋아 보인다.

▲성능
1.6ℓ 엔진에 4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얹어 최고출력 110마력/5,800rpm, 최대토크 15.2kg·m/4,000rpm의 소박한 힘을 낸다. 국산차 기준으로 소형급이다.

아무 생각없이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잡았다면 조금 실망할 지 모른다. 나가는 힘이 더뎌서다.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차의 반응이 한 템포 쉬었다가 나오는 데다 그 이후의 가속감도 더뎌 본격적으로 힘을 느낄 때까지 답답증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배기량과 출력을 알고 나면 ‘고놈 참 신통하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은 엔진에 크지 않은 힘을 참 야무지게 쓰는 차다. 소형 엔진에서 나오는 딱 맞는 힘이 상황에 따라서는 조금 모자란 듯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는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우습게 보면 안된다. 110마력의 힘으로 공차중량 1,175kg의 차체를 시속 193km까지 끌어올린다. 힘이 없어 빨리 못달린다는 불평은 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만 기다리면 원하는 힘을 내준다. 사실 지붕을 열고 달린다면 엄청나게 가속하며 속도감을 즐기기보다 차 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린 속도가 어울린다.

지붕을 열고 오픈 드라이빙을 시도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하늘과 나 사이를 가로막았던 차 지붕은 18초만에 트렁크로 접혀 들어간다. 차 안과 밖이 구분없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시속 80~100km에서 가장 좋은 느낌으로 이 차를 탈 수 있다. 풍경이 좋은 곳이라면 좀 더 속도를 낮추고 자연을 만끽하면 된다.

뒤편에 마련된 윈도 리플렉터는 차 안으로 몰아치는 뒷바람을 막아줘 오픈 드라이빙중에도 조금 더 아늑한 실내를 만들어준다.

RC 라인에는 205/40R 17 광폭타이어를 장착했다.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약간의 핸들 저항이 커졌지만 노면의 감각을 비교적 정확히 읽을 수 있고 브레이크도 좀 더 민감했다. 튜닝을 거쳐 엔진 출력을 조금만 더 키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작은 차이다보니 감량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206CC에는 스페어타이어가 없다. 펑크가 나면 펑크수리제로 임시조치를 한 뒤 정비소에서 사후 조치를 받게 했다. 이 처럼 스페어타이어를 빼놓는 차들도 있다. 물론 원가절감 측면도 고려한 조치다. 이렇게 하면 감량효과를 얻는 대신 뒤쪽의 가벼움은 더해진다. 전후 무게비면에서 볼 때 뒤쪽의 스페어타이어를 없애버리면 엔진이 위치한 앞쪽의 무게비중이 더 커진다. 감량의 효과는 그 만큼 줄어들게 된다.

RC의 매력 중 하나는 버킷시트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는 와인딩로드에서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준다. 운전자가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면 같은 차라도 훨씬 높은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그 만큼 자신있게 차를 컨트롤 할 수 있어서다. RC 라인과 록시를 비교해봐도 전자가 훨씬 다이내믹하게 차를 컨트롤할 수 있었다.

배기량 1,6ℓ의 소형차임에도 206cc는 변화무쌍한 얼굴과 야무진 성능을 보여줬다. 야무지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 파워의 절대치가 다른 차들에 상대적으로 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력 당 무게비, 즉 1마력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10.7kg 정도다. 스포츠카들이 7~8kg 정도이고, 성능 좋다는 중·대형차들도 10kg 전후임을 고려하면 기죽을 수준이 아니다.

이 차는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 갔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쿠페에서 컨버터블로 상황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능을 잘 즐기면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성능을 기대한다면 실망이 클 지 모른다. 작고 예쁜차. 변화에 능한 차, 그래서 재미있는 차. 이를 즐길 수 있는 이의 품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차다.

▲경제성
206cc의 자랑은 변화무쌍한 모습에 더해 파격적인 가격이다. 206CC 록시가 가장 저렴해 2,950만원에 팔린다. 조금 부풀려 선전하면 3,00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쿠페와 컨버터블 두 종류의 차를 살 수 있는 셈이다. RC 라인은 3,400만원이다. 이런저런 스포츠 패키지를 더해 가격은 조금 비싸졌다. 록시가 미끼상품일 수도 있다. 싼 값을 보고 쇼핑하다가 조금 더 써서 RC 라인으로 갈 수도 있다. 어쨌든 3,000만원도 안되는 수입차라는 건 큰 매력이다. 그 것도 사람들의 눈을 확 잡아끄는 폼나게 예쁜 차가 그렇다.

연비는 11.8 km/ℓ다. 차 타고 움직임이 많은 사람이라면 연비를 무시하기 힘들다. 거의 12km/ℓ에 육박하는 연비 또한 이 차의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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