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쯤은 한방에 날린다

입력 2006년08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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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처서 모두 지났지만 아직도 더위가 만만치 않다. 올여름 마지막 더위는 시원한 동굴 안에서 피해 보자. 굴 내부 기온이 바깥 기온보다 낮아 그야말로 에어컨과 선풍기가 필요없는, 천연 피서지인 동굴은 여름철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태백 지나는 길목의 어느 고개.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에 있는 환선굴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동굴이다. 동굴 안에 운동장처럼 넓은 광장이 있는가 하면, 크고 작은 호수가 곳곳에 펼쳐진다. 게다가 동굴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서늘한 찬 기운에 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다. 바깥기온의 절반 정도인 평균 11도의 기온은 더위를 한방에 날린다.



그래서 여름철 성수기 때면 하루 평균 4,000~5,000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당연히 동굴까지 이르는 길은 고행길이다. 국도변의 이정표가 세워진 환선굴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약 9km에 이르는 진입로는 꼬리에 꼬리를 문 차들로 주차장이 따로 없다. 진입로에서 진을 다 빼고 차를 돌려 나가는 사람들이 속출할 정도다. 그런 ‘환선굴 찾아가기’가 요즘은 그래도 수월하다. 모든 관광지가 그러하겠지만 사람들이 한창 몰리는 때를 살짝 피해 가면 훨씬 여유있고 수월하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1997년 10월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 환선굴은 아직 그리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규모나 내용면에서 단연 으뜸이다. 환선굴을 보고나면 동굴에 대한 생각이 바뀔 정도. 이전에 우리가 보고 감탄했던 동굴들의 규모가 겨우 우물 안에서 본 것 정도로 여겨진다. 도대체 어떤 동굴이길래?



그런 만큼 고분고분 쉽게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다. 막히지 않고 수월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고 해서 한숨을 내쉬기는 아직 성급하다. 해발 500m 고지의 환선굴까지 약 1.3km의 경사진 길을 터벅터벅 속수무책으로 올라가야 한다. 40분 정도를 걷게 되는데, 심한 경사길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선녀폭포를 지나면서부터 그나마 걷기가 좀 나은(그렇다고 수월한 건 절대 아닌) 계단이 펼쳐진다. 가쁜 숨을 내쉬며 마지막 계단을 밟아 오르면 폭 14m, 높이 10m의 커다란 동굴 입구가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부터 벌써 만만찮은 규모를 짐작케 한다.

선녀폭포.


환선굴은 총연장 6.2km로,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있는 코스는 왕복 1.6km다. 철 난간으로 만들어진 코스를 따라 관람하게 되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굴 안의 주 통로는 직경 15m 이상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동굴 구경할 때처럼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불편은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석회동굴인 환선굴은 화려한 종유석과 함께 유난히 물이 많다. 1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와 6개의 폭포가 곳곳에 있어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지하계곡을 탐방하는 듯하다. 시원한 제1폭포를 지나 선녀교를 건너면 기기묘묘한 동굴의 세계가 펼쳐진다.



환선굴의 하일라이트는 중앙광장의 옥좌대와 동굴 입구의 만리장성, 도깨비방망이, 버섯형 종유폭포 등. 직경 40m의 거대한 중앙광장은 수만명의 사람을 일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연중 11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동굴 내부에는 관박쥐, 노래기, 꼽등이, 꼬리치레도룡뇽, 소백옆새우, 플라나리아 등 24종의 동굴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관람중에도 박쥐, 도룡뇽, 노래기, 곱등이는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 곳도 눈여겨 보세요

규모를 짐작케 하는 환선굴 입구.
환선굴은 동굴 내부뿐만 아니라 덕항산, 촛대봉, 지극산, 몰미산 등으로 둘러싸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부근에 굴피집, 너와집, 통방아 등 민속자료가 풍부해 주변 일대를 대이리 군립공원으로 지정해 개발중이다. 주차장에서 동굴 가는 길 중간에 강원도의 전통 가옥인 굴피집과 전통 물방아인 통방아를 볼 수 있다.



*가는 요령

영동고속국도 강릉 분기점에서 동해고속국도(동해 방향) - 동해 톨게이트 지나 국도 7번(삼척 방향) - 삼척시내 - 38번 국도(태백 방향) - 미로 - 신기주유소 - 신기면사무소 다리를 지난 후 환선굴 방향으로 우회전해 가면 환선굴 주차장에 이른다.



태백에서 진입할 경우 태백시에서 삼척 방면 38번 국도를 이용해 도계읍을 지나 신기까지 간다. 환선굴 방향으로 좌회전해 9km 가면 환선굴 주차장이다.



*맛집

신비한 옥좌대.
환선굴 주차장 부근에 기념품을 파는 상가와 음식점이 줄지어 있다. 모두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큰 기대없이 분위기에 찾게 된다. 산채비빔밥이나 감자전에 동동주 정도로 여독을 푼다. 삼척의 소문난 맛집은 삼척시내에서 환선굴 가는 길목에 있는 부일막국수집(033-572-1277). 수육과 막국수만으로 전국에 소문났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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