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중고차업계, 전손차 처리 시스템 구축해야

입력 2006년08월2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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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전국을 뒤흔들었던 태풍과 집중호우로 3,000대가 넘는 침수차가 발생했다. 이들 침수차 대부분의 종착지는 중고차시장이다. 문제는 이들 침수차가 중고차시장에 흘러들어오는 게 아니라 침수 사실을 속인 채 거래돼 소비자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사의 전손차(침수차 포함) 처리 시스템이 허술한 게 그 원인이다.

현재 전체의 절반이 넘는 손해보험사가 일선 보상센터나 보상팀 등에 전손차 처리를 일임하는 자체처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보상직원들은 정비공장, 견인업체, 폐차업체 등에 판매하거나 무상제공(견인조건 등)하는 방법으로 전손차를 처리한다. 이 방식은 계약과정이 불투명해 담합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손차를 가져간 업체나, 그 업체에서 차를 산 딜러들이 폭리를 취하기 위해 전손 사실을 숨긴 채 중고차시장에 유통시키기도 한다. 물만 먹은 침수차의 경우 겉모양은 이상이 없어 보여 속여 팔기 더 쉽다. 실제 중고차시장에서 침수차가 정상적인 중고차인 양 거래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전손차 처리는 보상직원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고유의 업무인 자동차보험 보상도 많은 상황에서 전손차 처리는 부수업무일 뿐 아니라 처리과정도 복잡해 부담만 더 증가시켜서다. 보험사의 경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전손차 가치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잔존가액 평가능력을 갖춰야 하고, 중고차시장의 수요공급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보상직원의 능력 밖에 있다. 결국 업무편의를 위해 수의계약이나 제한적 입찰방식으로 전손차가 거래돼 보험사는 전손처리로 차주에게 지급된 보험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다. 게다가 보험사의 전손차 자체 처리는 회사 이미지도 해친다. 보상직원과 사고차 전문낙찰자, 전문절도단 사이에 뒷거래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어서다.

사실 전손차 처리 해법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보험사가 자동차경매장, 자동차공매회사, 기업형 중고차업체 등 중고차업체들과 협력해 전손차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면 보상업무 증가, 이미지 실추, 소비자 피해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보험사가 이들 중고차업체에 전손차 처리를 맡기면 보상직원들은 전손차 처리에서 해방돼 원래의 업무인 보상에 전념할 수 있다. 전손차 처리와 관련된 압류 및 저당해지, 말소, 대금회수, 서류관리 등은 이들 중고차업체가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전담직원들을 배치해뒀고, 차를 매입하거나 팔기 위해 전국적인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등 체계적인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췄다. 전손차 단순위탁만으로도 보험사는 보상 서비스의 질을 높여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보험사의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고차업체는 안정적으로 매물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이들 업체는 또 중고차유통에 필수적인 잔존가치 평가능력과 수급상황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 보험사가 수의계약이나 제한적 입찰방식으로 자체 처리할 때보다 높은 수익을 보험사에 안겨줄 수 있다. 이들 업체 중 경매장의 경우 200여명의 딜러 회원들이 차를 낙찰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주로 수도권보다 중고차가 비싸게 팔리는 지역의 회원들이 많아 낙찰가도 높은 편이다. 차를 수리해 경매에 내놓는 상품화시설도 갖춰 전손차의 가치를 올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 자동차제작·판매업체나 대기업 등이 설립한 이들 업체는 기업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품질보증과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후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사고 및 수리 사실도 낙찰자에게 알려준다. 그 만큼 유통의 투명성이 확보돼 소비자가 차를 속아 살 가능성이 줄어든다.

현재 보험사들은 전손차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중고차업계는 판매용 매물부족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으며, 소비자는 불투명하게 유통되는 전손차와 침수차 등 문제 중고차로 피해를 입고 있다. 이 것이 바로 보험사와 중고차업계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투명한 전손차 처리 시스템을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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