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근 베라크루즈의 사진이 급속히 유포되는 데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일부에선 이 때문에 오히려 현대가 베라크루즈의 사진을 인터넷 공간에 흘린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는 베라크루즈의 사진이 공개됐으나 마땅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엄청나게 퍼진 사진을 일일이 막을 수 없는 일 아니냐"며 "오히려 신차의 기대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선 유포되는 게 꼭 손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도 "일부러 흘렸다"는 일부의 주장이 억지가 아니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제 베라크루즈의 제품전략을 보면 더욱 공감이 간다. 현대는 우선 베라크루즈가 테라칸 후속차종으로 알려지는 걸 바라지 않고 있다. 테라칸은 프레임 보디로 험로주행용 성격의 SUV였으나 베라크루즈는 모노코크 타입의 도심형 SUV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다. 또 테라칸이 판매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걸린다. 이에 따라 테라칸이 베라크루즈의 제품 이미지 형성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베라크루즈의 사진을 미리 뿌려 놓고 분위기를 형성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테라칸과 베라크루즈의 목표 구매층도 완전히 다르다. 현대는 베라크루즈의 타깃으로 서울 강남지역의 부유층을 꼽고 있다. 특히 고급 세단을 보유했지만 추가로 SUV가 필요한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승용분야에서 에쿠스가 정점에 있다면 베라크루즈는 SUV의 꼭대기를 차지할 모델"이라며 "강남지역을 집중 공략해 일본과 독일의 고급 SUV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는 베라크루즈가 내수판매보다는 북미 등지에서 더욱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차명을 멕시코 중동부 해안 휴양도시 이름에서 가져 온 것도 북미시장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국내보다는 북미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름을 차용, 현대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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