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부 기자 =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2위의 자동차 회사 포드는 5일 최고경영자(CEO) 빌 포드 최고주니어(49)가 물러나고 항공기 제작사 보잉 출신의 앨런 멀럴리(61)가 신임 사장 겸 CEO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빌 포드는 그러나 포드 자동차의 회장직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멀럴리는 보잉사 부사장과 민간항공기 부문 사장 및 CEO를 지냈다.
포드사의 창업주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는 지난 5년 간 회사의 재정 안정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으나 최근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주주들의 압력에 못이겨 결국 CEO직을 내놓았다. 빌 포드는 뉴스위크지 최신호와의 회견에서 회사 갱생에 필요하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포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밝혀 외부 인사를 대상으로 물밑 영입 작업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일반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CEO직을 사임하는 즉시 후임 CEO를 임명한 것은 그만큼 포드사의 형편이 좋지 않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빌 포드는 지난 7개월여 간 북미 지역 사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영진 개편을 통한 "위기" 돌파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가시적 성과가 더디게 나타남에 따라 주주들로부터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그는 앞서 실시된 1차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5개 공장을 폐쇄하고 종업원 3만5천 명을 감원했으나 북미 지역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실패, 지난 1월 오는 2012년 까지 3만 명을 더 줄이고 14개 공장을 추가 폐쇄하는 것을 골자로 한 2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종업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회사의 경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빌 포드는 1999년 포드 회장직을 맡았고 2001년 10월 부터는 CEO를 겸직해왔다. 그는 시가총액으로 7천만 달러를 웃도는 포드사 주식 1천여만 주를 보유하고 있어 한때 그가 주주들로부터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포드를 "개인회사"로 만들려 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었다.
포드는 보잉사 민간항공기 부문 사장을 역임한 멀럴리 영입과 관련,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에게는 폭넓은 구조조정 경험을 갖춘 유능한 리더가 필요했다"며 멀럴리를 "이상적인 적임자"라고 추겨세웠다. 보잉사에서 37년 재직한 멀럴리는 보잉에서 얻은 교훈을 포드에 접목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자동차 전문가는 아니지만 " 제품 디자이너로,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깊이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멀럴리는 미국이 제조업 부문에서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수 없을 것으로 믿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면 분명코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멀럴리는 지난 해 보잉의 유력한 CEO 후보에 올랐었으나 회사측이 외부의 우주항공업계 베테랑으로, 당시 3M의 CEO였던 짐 맥너니를 영입함에 따라 "쓴맛"을 보기도 했다.
일본 도요타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메이커로 꼽혀온 포드는 올해 상반기중 1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난이 심화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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