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의 중고차시세가 지난 3년간 거의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3년 전보다 비싸게 팔리는 등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중고차시장에서 경차를 샀다가 3년 전 가격에 되파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본지가 2003년 12월과 올 9월 중고차시세를 비교한 결과 아토스 까미 AT의 경우 2003년 당시 출고된 지 4~5년된 99년식의 중품 시세는 220만원이었다. 그러나 올 9월 시세는 240만원으로 오히려 3년 전보다 20만원 비싸졌다. 출고된 지 4~5년된 2002년식도 360만원이었다. 비스토 ESS AT의 경우 2003년 270만원으로 시세가 책정됐던 99년식이 올해에는 250만원을 나타냈다. 마티즈 MD(MX 포함) AT도 2003년 330만원이던 99년식이 올해에는 280만원이다.
3년동안 20만~50만원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가격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뜻이다. 출고된 지 5년까지는 매년 시세가 10~15%씩 떨어지다 5년 이후에는 5% 정도씩 내려가는 일반적인 시세 감가기준을 적용하면 아토스와 비스토 99년식은 100만~150만원, 마티즈는 150만~200만원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토스와 비스토는 모두 단종됐다. 중고차시장에서는 차가 단종되면 해당 차의 중고차시세는 폭락하지만 아토스와 비스토에게는 예외였다. 이는 뉴다이너스트 2.5 S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차의 99년식 시세는 2003년 1,25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750만원에 불과하다. 2002년식 시세도 2003년 1,600만원에서 올해는 1,150만원으로 내렸다.
경차의 중고차시세가 이렇게 형성되자 중고차시장에서는 1~3년 전 경차를 샀다가 구입가격에 되파는 사람들이 많다. 경차는 등록세, 취득세가 면제여서 등록대행 수수료 3만~4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1~3년간 공짜로 차를 탄 셈이다.
서울자동차매매조합 시세담당 최도규 차장은 “경차 수요는 그대로 있는데 공급은 부족해 매매업자 간 매입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며 “올들어서는 고유가로 경차를 찾는 소비자까지 늘어남으로써 중고차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과 ‘단종’이 무의미했다”고 분석했다.
중고차프랜차이즈 오토젠의 지철수 본부장도 “경기침체와 고유가로 경차 소유자들은 차를 팔지 않는 반면 찾는 소비자들은 많아져 경차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며 “경차는 물론 베르나 등 1,500cc 이하 소형차들도 1~2년 전 가격에 팔리는 경우가 많고, 실제 판매가격도 시세보다 높다”고 말했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