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운전자 홀대냐, 차보험 형평성 제고냐

입력 2006년09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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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동차보험료 산정방식 개선안’ 중 무사고 운전자 최고 할인율 도달기간 연장에 대해 손해보험업계는 환영하는 반면 소비자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개선안에는 내년 1월부터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가 바뀌어 손보사가 할인할증률 최고 할인율 도달기간을 자율 결정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가입자의 과거 사고 유무 및 내용에 따라 할인할증 등급을 정하고, 보험사별 실적통계를 기초로 최저적용률(40%) 도달기간 및 등급별 적용률을 최고 적용률(200%)과 최저 적용률(40%) 사이에서 자유화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사고를 많이 낸 운전자는 최고 100%까지 보험료가 할증되고, 장기 무사고 운전자는 7년 이후부터 최고 60%까지 보험료가 할인되고 있다. 해마다 무사고 운전을 하면 가입 보험사와 상관없이 매년 보험료가 5~10%씩 할인돼 7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는 최고 60% 할인율을 적용받는 것. 장기 무사고 운전자 수는 현재 전체 보험 가입자의 25% 정도다.

이번 개선안을 놓고 환영과 반대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보험업계와 보험소비자연맹의 주장을 정리한다. 아울러 지난 6월 증권선물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자동차보험제도 공청회에서 보험사와 소비자단체 대표로 나선 이양희 삼성화재 이사와 신종원 YMCA 실장의 주장도 소개한다.

▲보험업계 - 환영
개선안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무사고기간이 늘어날수록 할인할증 적용률이 낮아지는 현행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는 할인폭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책정돼 무사고기간이 길수록 손해율이 급증하는 문제를 일으킨다고 판단해서다.

보험업계는 무사고 운전자들이 보험료는 적게 내나 손해율이 높다는 근거로 2005년 할인할증계층별 손해율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보험료를 가장 많이 할인받는 적용률 40% 계층은 손해율이 85.9%, 45% 할인계층은 88.5%, 50% 할인계층은 85.3%로 높은 반면 보험료를 적게 할인받는 90% 계층은 67.9%, 기본 할인할증 100% 계층은 68.0%에 불과했다. 사고가 잦아 보험료를 많이 내는 할증계층의 손해율도 65.2%로 나타났다. 이로써 할인을 많이 받는 계층(적용률 60% 이하)의 보험료 부족분을 할증 적용률이 높은 계층이 보전해줘 형평성에 맞지 않는 건 물론 보험사가 장기 무사고 계층을 손해율이 높은 불량집단으로 간주해 보험인수를 기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제도 시행으로 보험사들이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의 보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하게 되면 전체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이양희 삼성화재 이사는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현행 할인·할증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보험 계약자 간 보험료 형평성의 문제인 만큼 할인할증제도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의 보험료가 지나치게 많이 할인되면서 상당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이 그 부담을 대신하고 있으므로 가입자의 형성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인 요율 책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소연 - 반대
보험소비자연맹은 보험사별로 최고 할인율 도달기간을 자율 결정한다고 하나 실제로는 현행 7년인 도달 기간을 10~12년으로 연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달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보험사들이 아우성쳤는데 기간을 줄이는 곳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올들어 도달기간을 단계적으로 12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보소연은 또 보험사들은 최고 할인율 적용 계층의 손해율이 높다고 주장하나, 이는 당해연도 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의 수치일 뿐 과거 보험료 납입액까지 누적해 기여도를 평가하면 손해율도 매우 우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소연은 자동차보험은 운전자가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강제성을 지녔는데 이런 상품을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자율에 맡기는 건 가격결정의 시장원리에 맞지 않고 보험 감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중 책임보험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운전자들이 반드시 가입해야 하고, 종합보험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형사책임을 피하기 위해 선택의 여지없이 의무 가입하는 경향이 많다.

김광배 보소연 팀장은 “손보사들은 손해율을 핑계로 기회만 있으면 보험료를 올리려는 걸 감안하면 이번 할인율 도달기간 연장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보험사의 경영 잘못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보험금 누수의 근본원인을 막는 등 방만한 사업비 초과집행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YMCA - 반대
지난 6월 열린 공청회에 시민단체 대표로 나선 신종원 YMCA 실장은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할인할증제도 변경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공청회에서 통계 상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이 사고를 많이 일으켜 손해율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 따져 보면 보험금 지출은 얼마 안되는데 보험료를 적게 내 수치상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이 보험사 보험재정에 장기간 기여했음에도 손보사들이 인수를 거절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번 제도까지 도입되면 보험사의 인수거절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실장은 가입자 형평성을 보험사나 감독당국이 지적할 사항은 아니므로 가입자와 시장이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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