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이 빠르면 올해말쯤 중고차성능점검사업을 중단한다.
공단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공단은 9월중 입법예고될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중 일부 개정령안이 올해말이나 내년쯤 시행되면 성능점검전용 검사소와 자동차검사소에서 실시하는 성능점검사업을 접을 방침이다.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성능점검시장에 뛰어들었으나 1년이 갓 지나자마자 사업을 포기한다는 얘기다. 현재 공단은 서울 장안평모터프라자와 대전 월평중고차시장과 계약을 맺고 성능점검검사소를 설치한 뒤 성능점검을 맡고 있으나 이들 시장측과 계약이 끝나면 검사소를 없앨 예정이다. 전국 자동차검사소에서 실시중인 성능점검도 올해말쯤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공단의 성능점검업무가 끝난 곳도 있다. 서울 한성중고차시장의 경우 지난 8월 시장측이 계약연장을 원하지 않아 현재는 다른 업체가 성능점검을 맡고 있다.
공단측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중 일부 개정령안 때문에 성능점검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정령안에는 자동차성능상태점검업이 신설돼 부분정비업, 원동기정비업 등처럼 자동차관리사업 중 자동차정비업에 포함된다. 또 교통안전공단, 성능점검관련 단체, 1·2급 정비공장만 성능점검할 수 있다는 자동차관리법 규정이 삭제된다. 성능점검업은 시도조례에서 정한 시설 및 인력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는 영리사업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관에 영리사업을 못하도록 돼 있는 공단은 성능점검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공단이 내세우는 철수 이유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성능점검을 맡아 왔던 지난 1년간 성능점검제도 안착이라는 공단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고, 중고차시장 투명화에 기여했다"며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성능점검업은 민간업체들이 주도하는 영리사업이 되는 만큼 공단은 성능점검업을 중단하는 게 옳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다른 속사정들 때문에 공단이 성능점검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의 3만원보다 낮은 5,000~2만원 정도의 비용만 받고 소비자가 아닌 중고차딜러들의 입맛에 맞게끔 성능점검을 해주는 정비공장들이 많아 공단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 여기에다 문제 가능성이 있는 중고차만 공단에 성능점검을 의뢰하는 등 공단의 대외 공신력과 보상 시스템을 악용하는 딜러들이 많아져 손해가 크게 발생한 게 철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또 공단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4~5% 수준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중고차와 정비관련 감정업무를 하던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가 새로 진출, 사업 포기를 검토하던 공단에 명분을 제공한 것도 한 몫했다고 풀이했다. 공단 관계자도 "중고차 성능점검을 엉터리로 하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제재할 수 없고, 성능점검업 관리도 힘들다"며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그러나 공단이 중고차성능점검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건 아니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성능점검업을 직접 맡지는 않지만 성능점검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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