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트로의 진면목 보여주는 아우디 Q7

입력 2006년09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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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콰트로다. 콰트로는 아우디의 네바퀴굴림 방식으로 승용차에 처음 4륜구동을 적용한 메이커가 아우디였다. 그런 아우디가 그 동안 SUV를 만들지 않았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다. 승용차용 4륜구동장치를 가장 먼저 개발해 놓고, 정작 4륜구동차의 대표랄 수 있는 SUV를 내놓지 않은 건 왜일까.

SUV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스포츠카만 고집하던 포르쉐마저 SUV를 생산했으나 아우디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랬던 아우디가 드디어 SUV를 선보였다. 아우디의 SUV는 다른 메이커의 SUV와는 느낌이 다르다. 콰트로의 연상작용 덕분일까. 제대로 만들었을 것이란 막연한 신뢰감이 앞선다.

이름도 명쾌하다. Q7. 짧고 간단한 이름은 아우디의 특징이다. Q7은 그 중에서도 듣기 좋고 부르기 쉬운 이름이다. 이름이라기보다는 기호에 가까운 표기다. 인피니티에도 Q가 있어 혼동을 일으킬 소지는 있다. Q7은 4.2 FSI 콰트로와 3.0 TDI 콰트로로 구성됐다. 4.2 FSI를 탔다.

▲디자인
SUV는 더 이상 거칠고 야성적이지 않다. 참하고 얌전하다. 산 속을 누비던 SUV들이 하나둘 도시로 돌아오고 있다. Q7이 그렇다. 앞모양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게 배치해 강한 이미지를 전하는 걸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얌전한 모습이다.

덩치는 큰 편이다. 길이가 5m를 훌쩍 넘는다. 덕분에 7인승이면서도 공간이 넉넉하다. 특히 3열 시트를 위한 공간배려가 돋보인다. 시트를 접기도 편해 손쉽게 화물 적재공간을 넓게 만들 수 있다. 적재공간은 최대 2,035ℓ에 달한다. 필요하다면 화물차로 쓸 수 있을 정도다. 스키 정도는 아무 문제 없겠다.

지붕을 보면 쿠페의 라인이 살아 있다.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전한다. 치밀하고 단단하게 물려 있는 각 부분들이 야무진 느낌을 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품격은 충분히 전달된다. 디자인은 이름만큼이나 간단명료한 편이다. 적당한 볼륨감을 가진 쭉 빠진 모델을 보는 듯하다. 멋있다. 20인치 타이어는 축구선수의 다리처럼 든든하게 차체를 받치고 있다. 준족이다.

실내에 들어서면 시원한 지붕이 반긴다. 지붕 전체가 선루프다. 3단으로 구분된 선루프를 통해 자연의 풍광을 즐기는 맛이 일품이다. 시원한 선루프는 막혔던 가슴을 한 방에 뚫어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푹 안기는 기분이 든다. 시트에 몸을 파묻고 운전대를 잡을 때 느껴지는 차와의 일체감. 오랜만에 맛보는 기분이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 동안 숙제였던 한글 내비게이션이 지원된다. 뿐만 아니다. 통합 인포테인먼트장치인 MMI(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가 한글로 표시된다. 아우디가 한국에 그 만큼 신경쓴다는 말이다. 혹은 아우디코리아가 독일 본사를 심하게 졸랐거나.

▲성능
에어 서스펜션은 차의 최저지상고를 240mm까지 높일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의 험로주행을 염두에 둔 조치다. 가장 낮게는 180mm까지 내려온다. 보통의 SUV들이 200mm 전후에서 최저지상고를 설정한다. 세단처럼, 거친 오프로더처럼 지형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차다.

개인적으로 이 차를 타고 험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차의 성능을 의심하는 게 아니다. 험로에서 피할 수 없는 상처, 고장 등의 후유증까지 받아들이기엔 차가 너무 예쁘고 고급스럽다. 험로를 잘 달릴 능력과 힘은 있으나 실제로 보여주는 일은 없는 게 낫겠다. 도심 온로드 지향의 SUV로 이 차를 정의해야 하는 이유다.

시승차는 V8 4.2ℓ 가솔린 엔진을 세로로 얹었다. 350마력의 힘을 낸다. 이 엔진은 아우디의 고성능차 RS4에도 올라간다. 성능에 관한 한 아우디의 대표 엔진이라 할 만하다. 0→100km/h 가속시간 7.4초. 엔진 성능을 보면 좀 더 빨라도 될 법하다. 그러나 2.5t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보면 7.4초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만만치 않은 무게에도 불구하고 마력 당 무게비는 약 7kg에 불과하다. 움직이는 데 무게감을 느낄 일은 없다. 밟으면 가볍게 움직인다.

엔진은 조용하지 않다. 그렇다고 귀를 자극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다. 굵은 남자 목소리처럼 바리톤 음색의 엔진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차가 전체적으로 빈틈없이 꽉 짜여 바람소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속도를 높이면 그에 비례하는 엔진소리가 적당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엔진에 집중하면 바람소리는 문제될 게 없다.

서스펜션이 특히 재미있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서스펜션이면 물렁거릴거라는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 단단했다.

콰트로의 4륜구동은 기계식이다. 어느 앞뒤 한 쪽의 동력이 차단되는 일없이 항상 네바퀴굴림 상태로 움직인다. 전자식에 비해 반응이 빠르다고 아우디측은 설명한다.

다이내믹 변속 프로그램과 스포츠 프로그램을 갖춘 6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동력전달의 소임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변속충격을 최대한 줄이고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시속 200km를 넘보는 고속주행도 가능했으나 160km/h를 넘기면 운전하는 즐거움에 비례해 고속주행의 스트레스가 함께 커진다.

▲경제성
시승차의 판매가격은 1억2,450만원이다. 3.0 TDI는 8,950만원과 9,450만원 두 종류가 있다. 아우디가 야심차게 내놓은 럭셔리 SUV로, 세계적으로 큰 인기다. 한국에서도 한 달만에 80대가 출고되고 예약대수가 150대에 달할 만큼 이 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까지만 놓고 본다면 Q7의 성공은 분명한 듯하다.

1억원 안팎에 팔리는 럭셔리카들은 단순한 자동차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고 봐야 한다. 소비자들은 남다른 그 가치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아우디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높이는 데 Q7이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BMW의 X5나 벤츠의 M클래스와는 어딘가 다른 아우디의 Q7인 듯 하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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