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정비사 양산하는 자동차관리법

입력 2006년10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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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 10명이 일하는 정비업체에서 정비기술관련 자격증을 가진 인력이 2명뿐이라면?

먼저 소비자 반응.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정비사들이 당연히 해당 자격을 갖춘 걸로 믿고 차 수리를 맡겨 왔다”며 “만약 그런 곳이 있다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 운전자는 그런 ‘불법 정비업체’가 존재하는 지 되묻기도 한다. 그렇다면 관련법규는 열 명의 정비사 중 두 명만 정비기술 자격증을 보유해도 합법적인 정비업 등록 및 운영이 가능한 걸까.

현행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의 정비사업자 기술인력관련 규정에 따르면 △정비책임자 1인을 포함해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정비관련 기사 2급 이상 또는 기능사 2급 이상의 자격을 가진 자가 2인(부분정비업은 1인) 이상이고 △정비요원 총 수의 5분의 1 이상이 기능사보 이상의 자격을 가져야 한다. 즉 정비공장이라고 불리는 대형 정비업체(옛 1, 2급)를 운영하더라도 전체 정비사의 80%는 무자격자여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법규가 이렇다 보니 정비업체 정비사의 태반이 무자격 정비사들로 채워져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동차메이커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부 정비업체의 경우 정비사 전원을 자격증 취득자로 채용하고 있으나 일반 정비업체의 자격증 취득자 보유율은 크게 낮은 실정이다. 특히 사고차 수리를 주로 하는 정비업체의 판금·도장작업 인력은 아예 자격증 취득자를 찾기 어렵다. 정비사업자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적은 무자격 인력을 채용하는 게 유리해서다. 이는 날로 첨단화되는 자동차의 정비품질과 소비자 안전문제뿐 아니라 기술계 청년인력의 합리적인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요인이란 점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재 자동차정비관련 학과를 개설한 전문대학만 60여곳에 이르고, 졸업생 상당 수가 정비기술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이들이 해당 분야로 진출하는 비율은 10%대에 머문 채 대다수 엉뚱한 서비스 직종에 취업하고 있다”며 “무자격 정비사 채용을 오리혀 장려하는 현행 관련법규의 탓도 크다"고 말했다.

윤병우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장은 “자동차관리법 상 대형 정비업체의 정비기술 자격인력 최소 보유요건이 과거엔 5인 이상이었으나 3인 이상으로, 다시 현행 2인 이상으로 개악돼 왔다"며 "이는 소비자 안전과 기술인력의 활용은 제쳐두고 정비사업자의 편의만 배려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공인중개사,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안경사 등의 경우처럼 정비업계에서도 기술인력의 100%를 관련 자격증 취득자로 채용하도록 법규를 개정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호 기자 kh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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