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내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530is

입력 2006년10월1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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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BMW의 입지는 날로 탄탄해지고 있다. 렉서스, 벤츠 등 좋은 경쟁자들과 겨루며 시장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게다가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그 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좋다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좀 더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차가 바로 BMW라 할 수 있다.

3, 5, 7로 이뤄지는 BMW의 기본 라인업은 단적으로 말하면 소형, 중중, 대형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그 중 가운데에 자리한 모델 BMW 530i를 만났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한글 내비게이션으로 무장한 신형 모델이다.

▲디자인
BMW차의 겉모양 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단연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콩팥을 닮았다고 해서 "키드니 그릴"로 불리는 이 그릴은 수십년간 이어진 BMW의 대표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다. 5시리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헤드 램프다. 원도 아니고, 사각램프도 아닌 헤드 램프는 이 차의 전체 디자인에서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전한다. 마치 사람의 부릅뜬 눈을 연상시키다.

그리 많은 장식이나 꾸밈없이 단순한 선과 면으로 만들어진 5시리즈는 단단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전한다. 부드럽지만 단호함이 묻어 있는 디자인이다.

인테리어에서는 부드러움에 방점이 찍힌다. 대표적인 게 대시보드. 한국 초가집의 낮은 처마, 혹은 봉우리가 높지 않은 야트막한 뒷동산같은 선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보고만 있어도 평화롭다. 디자인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대시보드는 상중하 구조로 구분된다. 보통의 자동차들이 운전석과 센터 그리고 조수석 공간을 독립적으로 구분하는 좌중우의 구조를 택했다면 5시리즈는 상중하로 나누면서 좌우의 구분을 무너뜨렸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예리한 상상력이다.

이 차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한글 내비게이션이다.

먼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창에 계기판 정보를 띄워 운전자가 눈을 돌리지 않고도 주행정보를 알 수 있게 했다. 전투기에서 따온 기술이다. 전투기 조종사들의 순간적인 판단을 돕기 위해 만든 장치다. 계기판을 보기 위해 고개를 움직이는 대신 고개를 그대로 두고 계기판 정보를 전투기 앞유리창에 올려 놓은 것.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와중에도 비행상황을 알 수 있어 큰 도움을 받는다. 자동차에도 마찬가지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계기판을 보기에는 부담이 있다. 대신 계기판이 앞유리창으로 올라오면 운전자는 앞을 보고 있으면서도 주행정보를 모두 알 수 있다. 실제 주행에서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 때 그랬다. 눈 앞에 속도가 표시되는 만큼 오버하지 않고 적절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구현 방식은 이렇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프로젝터가 있고, TFT 모니터와 거울을 이용해 유리창에 정보를 띄운다. 영상은 또렷했다. 운전자가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다음은 한글 내비게이션. 수입차시장에서 한글 내비게이션은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본사에서 개발해 장착하는 게 가장 좋으나 그러기엔 한국시장의 볼륨이 너무 작다. 별도로 돈을 들여가면서 개발하기엔 투자비가 너무 크고 효과는 미미하다. 이 경우 한국시장의 애프터마켓에 사용되는 로컬 제품을 장착하면 되지만, 비용도 비용이지만 사후 고장났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 업계의 선택은 세 가지다. 본사가 개발하거나, 로컬 제품을 쓰거나, 아예 빼버리는 경우다. BMW는 본사 개발을 택했다. 독일 본사에서 한글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것. 가장 깔끔한 처리다. 한글 내비게이션이 올라가면서 BMW의 가장 큰 자랑인 i드라이브가 제대로 작동하게 됐다. 반쪽짜리 i드라이브가 이제 온전히 그 기능을 다하게 된 것이다.

내비게이션은 정확했고, 편하게 작동시킬 수 있었다. 지도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기준점을 동해 멀리로 옮기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개발했다면 혹시 독도가 빠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장난기가 발동한 것. 동해 멀리 독도는 있었다. BMW가 개발했다는 내비게이션 모니터에서 독도를 보는 기분은 묘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성능
스티어링 휠은 날카로웠다. 차체의 반응도 빠르다. 여기에 단단한 서스펜션이 어우러지면서 BMW 특유의 단단함을 보였다. 이리저리 굽은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 BMW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길은 차를 주눅들게 하지만 시승차는 그런 길을 즐기며 달린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건 이 차를 타는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다. 시내에서 낮은 속도로 움직일 때는 조용조용 사뿐거리며 다닌다. 탁 트인 곳에서 킥다운을 시도하면 비로소 낮고 굵은 숨소리를 거침없이 토해내며 질주를 시작한다.

마그네슘이 사용된 엔진은 가볍고 강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세로로 얌전하게 배치됐다. 당연히 후륜구동. 적절한 무게비와 강력한 엔진 파워가 합쳐지면서 환상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성능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최고출력과 공차중량. 258마력에 1,650kg. 강한 힘과 가벼운 무게는 고성능의 기본이다. 이 차는 그런 기본에 충실한 체격구조다.

고속에서 결코 조용하다할 수 없다. 그러나 조용한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가격
시승차인 530is는 9,860만원. M 스포츠패키지가 적용된 가격이다. 스포일러, 광폭타이어, 스포츠 시트 등이 추가됐다.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530i는 9,560만원. 300만원 차이다. 1억원이 든다고 봐야 한다. 럭셔리 브랜드는 오히려 비싼 가격이 매력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서의 경우와 비교할 때 한국에서의 값이 비싼 편이라는 지적은 귀여겨 들을 필요가 있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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