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와 산업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유사들이 국민들을 속여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에쓰-오일을 제외한 정유 3사가 공장도가격을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며 "정유사는 그동안 이런 행위를 통해 폭리를 취했다"고 따졌다.
진 의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정유 4사가 한국석유공사에 보고한 세후공장도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ℓ당 SK㈜가 1천355원, GS칼텍스가 1천367원, 현대오일뱅크가 1천353원, 에쓰-오일은 1천304원으로 에쓰-오일이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ℓ당 50원 안팎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투바이엡 에쓰-오일 대표는 "에쓰-오일이 보고하는 가격은 실제 공급가격이며 다른 정유회사의 보고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이를 토대로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3사는 이른바 "기준가격"이라는 이름으로 실제가격보다 부풀려 책정한 가격을 석유공사에 보고해 왔으며 이를 통해 국민들로 하여금 "가격 착시 현상"을 유도해 엄청난 폭리를 취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증인으로 출석한 신헌철 SK 사장은 "고시가격은 기준가격을 말하는 것"이라며 "사후적 판매가격을 사전적으로 예측해서 얼마에 판매하겠다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진 의원은 지난 2005년에 5대 정유사가 한국석유공사에 보고한 가격과 실제판매가격은 휘발유, 실내등유, 경유, 벙커-C유 등 석유제품에서 평균 ℓ당 55.7원이 차이가 난다며 이 차이분 만큼 정유사와 주유소가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국민이 추가로 부담한 기름값 규모가 무려 19조원대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선 주유소가 두 개 이상의 정유사의 기름을 판매할 경우 모두 표시해야 하는 복수상표표시제(복수폴사인제)도 논란이 됐다.
진 의원은 "주유소가 여러 정유회사 제품을 동시에 취급함으로써 정유사간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도록 하는 취지의 제도인데 정유사들의 미온적인 자세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주유소에 판매하면서 자사의 제품이 아닌 타사의 제품을 매년 약 30% 가량 자사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소비자들은 주유소 간판에 적힌 특정 정유업체의 석유제품을 구입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타사 제품을 약 30% 가량 구입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두 의원은 "공정위 고시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복수상표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며 공정위의 시정을 강력 요구했다.
이날 국감에는 신헌철 SK㈜ 대표이사, 명영식 GS칼텍스 사장, 투바이 엡 에쓰-오일 대표이사,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정유4사 최고경영자(CEO)와 이원철 한국석유협회 상무, 양재억 한국주유소협회 전무, 이복재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한편 산자위의 한국석유공사 국감에서도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정유사마다 도입 원가, 정유시설 투자비, 기술력이 다르면 가격 차이가 나야 정상인데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판매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며 "이는 사실상 담합이나 마찬가지이고 담합 구조가 깨지기 전에는 소비자의 이익은 보호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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