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영릉, 신륵사와 고달사지 등 이름난 명승 유적지와 문화재가 줄잇는 여주 나들이는 언제 떠나도 즐겁다. 특히 이 맘 때면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진상미와 밤고구마 등 여주 특산물이 쏟아져 나와 눈과 입이 모두 즐거워진다. 여기에다 여주군 강천면에 자리잡은 목아불교박물관을 찾아가면 마음자리까지 넉넉하고 그득해진다.
목아불교박물관은 무형문화재 제108호(목조각장)인 박찬수 선생이 1990년 12월에 세운 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전통 목공예와 불교미술을 널리 알리고 계승·발전하기 위해 세워졌다.
우람한 나무기둥이 보기만 해도 든든한 정문에 들어서면 잘 단장된 야외 조각공원이 그림엽서 속 풍경처럼 펼쳐진다. 또한 독특한 건물양식이 눈에 띄는 3층 전시관은 불교박물관다운 멋스러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전시관에는 불상, 불화, 불교 목공예품 등의 유물과 박찬수 관장의 목조각 및 목공예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건물의 아래위층을 연결하는 계단 벽마다 작은 창을 내고, 그 곳에 다양한 목각들을 전시한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자연 채광을 살려 설계한 건물은 전시작품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눈여겨 볼만한 작품 중에는 2층 나한전에 모셔진 500나한. 5년간 16종의 나무로 제작한 것인데, 조각가의 남다른 노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3층에는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목각해 놓았다.
맑은 공기와 바람, 눈부신 가을햇빛을 맘껏 희롱할 수 있는 야외 조각공원에는 미륵삼존대불, 비로자나불, 백의관음, 삼층석탑 등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곳곳에 다양한 돌조각이 즐비하고, 앙증맞은 연못 위로는 나무다리가 놓였고, 그 아래로는 색색의 금붕어가 한가롭게 유영한다.
목아박물관 이야기를 하게 되면 반드시 언급해야 할 분이 있다. 바로 이 박물관을 세운 목아 박찬수 선생. 오랜 세월 불교미술가의 길을 걸어 온 목아 선생은 1970년대와 80년대 공예산업을 선도해 왔는데, 그 수익금을 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이 박물관을 설립했다. 그는 불교 목조각가로 1986년 아시안게임 기념 불교 미술기획전에서 종합대상(종정상)과, 1989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꿈이 결실을 맺은 곳. 불교 향취 가득한 이 곳에서 가을볕을 벗삼아 한나절만 거닐다 보면 어느 덧 몸과 마음이 넉넉하고 그득해진다.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 여주 톨게이트를 빠져 여주읍으로 향한다. 원주 방면 42번 국도를 타고 7㎞ 가거나, 또는 원주, 문막 방면 자동차 전용도로(북내 방면으로 진입 후 좌회전)를 타면 목아불교박물관에 이른다.
*맛집
박물관 안에 전통사찰음식점이 있다. 여주까지 나들이한 걸음에 그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를 놓치지 말 일이다. 천서리 이포대교 앞 4거리에는 10여곳의 막국수집이 모여 있다. 평북 강계가 고향인 한 실향민이 메밀 막국수집을 연 게 천서리 막국수촌이 형성된 계기가 됐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전국에 알려진 여주의 별미로 자리잡았다. 천서리 막국수는 새콤, 달콤, 매콤한 맛이 으뜸인 비빔국수와, 동치미국물이 시원한 물국수가 유명하다. 강계 봉진막국수(031-882-8300) 등 여러 집이 있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