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무노조의 배경은 '신뢰'

입력 2006년10월3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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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2년 임기의 사원대표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식당 여기저기에 선거관련 공고가 붙어 있다. 그러나 여느 공장과 달리 공장 내에 투쟁을 독려하는 플래카드 한 장 붙어 있지 않다. 근로자를 대표하는 막중한 인물을 뽑는 선거이기에 통상 경쟁자마다 앞다퉈 자신들의 투쟁노선을 내걸고 목소리를 높이기 마련이지만,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선거공고를 보지 않고서는 선거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기 힘들 정도다.

몇몇 직원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대부분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답을 건넨다. 이 회사 교육팀 곽상석 과장은 "르노삼성 사원대표회의는 회사와 상생방안을 협의하고, 서로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단체이지 회사를 적으로 여기는 모임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실제 회사와 사원대표회의 간 관계가 좋다보니 서로 지나가다 눈을 마주치면 정중히 인사를 하며 예의를 갖추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외부인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등 활기에 차 있다.

르노삼성은 다양한 기업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우선 회사 초창기에는 삼성 출신들이 주축이 됐고, 이후 현대와 기아 등 다른 회사에서 사람들이 영입됐다. 또 르노로 인수된 후에는 르노의 시스템도 일부 적용되고, 닛산 기술을 도입하는 관계로 닛산의 영향력도 받았다. 다양한 기업 및 조직문화를 경험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손발을 맞추는 셈이다. 자칫 여러 문화가 섞여 조화를 이루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르노삼성은 그 해결방안으로 교육을 택했다. 다양한 기업문화를 체험한 사람들이 마찰을 빚지 않고 융화하기 위해선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 실제 르노삼성 부산공장 교육관에는 언제나 교육받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조직활성화교육, 인성교육, 기술서비스교육, 세일즈매니저교육 등 각 방마다 교육이 끊이지 않는다. 회사도 직원들의 교육에 대해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교육의 힘을 믿고 실천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교육은 직급과 연령을 고려하지 않고 좋다고 판단되면 제한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며 "사내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운용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말한다. 결국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근로자들과 회사가 서로에 대해 상호 교감을 주고 받는다. 게다가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이 젊다보니 교육에 대한 열의도 높아 서로 윈-윈이 된다.

흔히 회사와 노조는 별개의 집단이라고 말한다. 원래는 하나지만 서로 밥그릇을 놓고 대척점에 서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적 아닌 적이 됐다. 그래서 노조위원장 선거는 더욱 자극적으로 흐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되는 민중가요가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도 서로를 지나치게 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오랜 기간 붉은 플래카드에 자극적인 문구를 보아 온 사람에게 사원대표선거를 앞둔 르노삼성의 분위기는 새롭게 다가왔다. 조용함 속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게 나은 지, 아니면 요란함 속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게 나은 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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