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발표한다던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결국 한국에 상륙하지 못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최근 CR-V 발표회장에서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들여오지 않을 것임을 공식 확인했다. 시판을 전제로 차를 수입해 인증작업을 진행했고, 한편으로는 본지를 포함한 일부 매체에 시승용으로 차를 제공하면서 본격 판매를 준비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연비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2.3km/ℓ로 3.0ℓ급 엔진으로는 우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혼다코리아는 이 부분을 고민하다 결국 시판을 포기했다고 한다. 하이브리드가 아닌 일반 어코드의 연비는 11.2km/ℓ로 하이브리드 어코드와 1.1km/ℓ 차이에 불과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기모터를 휘발유엔진과 동등한 수준의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소형 모터를 이용한 보조동력원으로 쓰는 방식이어서 연료효율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일본 본사의 입장과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부진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이브리드카가 본격적으로 팔리는 미국시장에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점유율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간 팔린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389대. 지난해 9월엔 2,352대를 팔았다. 올들어 9월까지 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66.9%나 줄었다. 이 처럼 실적이 부진한 차를 들여오는 데 따르는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혼다의 정책이 변경된 점도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한국에 못온 이유 중 하나다. 혼다의 친환경차 제작과 관련한 기준이 "배기량이 큰 엔진은 디젤엔진으로, 배기량이 작은 엔진은 하이브리드로 가기로 했다"는 것. 이 기준에 따르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오래 팔기 힘든 모델이 된다. 이를 알면서 무리하게 한국 시판에 나서기보다 혼다 본사에 따른다는 의미에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한국 시판 계획을 철회했다는 게 혼다코리아의 공식 입장이다.
기대에 못미치는 연비, 시장에서의 부진, 본사의 전략변경 등이 결국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한국 상륙을 무산시키고 말았다. 혼다는 다른 카드로 시빅 하이브리드를 뽑아들 준비를 하고 있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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