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자동차관리팀에 온 뒤 "기회 있을 때 떠나라"는 말을 듣고 두려움을 가졌으나 이제는 중고차 소비자의 권익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자동차관리사업을 담당하는 박병규 건설교통부 생활교통본부 주무관의 말이다. 그는 지난 8월 건교부가 선정하는 우수 공무원으로 뽑혔다. 사실 중고차 매매와 정비 및 폐차를 담당하는 자동차관리사업은 건교부에서 ‘기회 있을 때 다른 과로 떠나야 하는 자리"로 인식될 정도로 대접을 못받는 곳이다. 그런 만큼 이번 표창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가 그 동안 중고차업무를 성실히 해 왔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고차에 대한 건교부의 시각과 사회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마련돼서다. 박 주무관에게 중고차 유통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8월의 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된 이유는.
"중고차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사고유무, 주행거리계 상태점검 등 객관적이고 점검이 가능한 35개 항목을 추가하도록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고차 및 성능점검단체는 점검항목이 늘어나고 점검시간도 길어져 비용이 많아진다며 반대했다. 이에 관련단체와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시행규칙 개정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력히 제시했다. 아울러 점검기준 및 업무처리지침 작성 등도 주도적으로 추진해 시행규칙을 개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
-이전에 담당했던 업무와 비교할 때 관리사업의 특징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획팀에서 근무하다 올 1월1일 생활교통본부 자동차팀에 왔다. 기획팀에서는 개발계획 및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는 업무를 맡았다. 현재 하는 업무는 자동차관리사업을 육성하고 관련법령을 제·개정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관리사업의 경우 이전 기획팀 업무는 물론 건교부의 다른 부문보다 민원이 많고 같은 업종 간 이권다툼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에는 복수조합 및 복수연합회 설립 등으로 혼란이 생겨 안타깝다"
-지난 9개월간 관리사업 업무를 하면서 어려웠던 일은.
"관리사업을 처음 맡았을 때 용어도 낯설고 법령도 복잡해 적응하는 데 무척 힘들었다. 게다가 관리사업은 직원들이 담당하기 가장 싫어하는 업무인 데다 근무성적 평정에서도 제일 말단과라고 전임자들이 말할 정도여서 두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의 실생활에 밀착된 관리사업이야말로 소비자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업무라는 생각이 들어 업무가 마무리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관리사업 담당자가 자주 교체돼 정책 일관성 등에 문제가 많지 않은 지.
"관리사업은 건교부 직원들이 기피하는 곳이어서 담당자들이 자주 바뀌고, 이는 업무처리에 혼선을 일으켜 왔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관리사업 담당 직원에게 일정기간 전보 제한규정을 두거나 업무처리 인센티브를 주는 등 동기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또 건교부 직원들이 솔선해 관리사업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주위에서 중고차를 사고 팔 때 어떤 도움을 주는 지.
"관리사업을 맡은 뒤 종종 아는 사람들로부터 중고차 매매를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그 때마다 가격이 싸거나 외관이 보기 좋다고 무조건 사지 말고 성능점검 상태, 사고 유무, 등록 매매업체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알려준다. 알뜰한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사지만 자칫 잘못 구입하면 수리비 등으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입을 수 있어서다"
-연합회 등 중고차단체에 하고 싶은 말은.
"중고차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연합회가 자리다툼으로 파행을 겪어 세법 및 조례 정보파악 등의 업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다. 이는 연합회뿐 아니라 중고차매매업 종사자 모두에게 손해다. 하루빨리 연합회 업무가 정상화돼 중고차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 지.
"자동차팀에 근무한 지 9개월이 지났으나 중고차거래는 알면 알수록 배울 점이 많다. 또 소비자 보호를 위해 고쳐야 할 점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 중고차 성능상태점검제도를 운영하면서 파악한 미비점들을 개선해 중고차 유통을 투명하게 만드는 데 힘쓸 계획이다. 중고차 유통의 투명성은 곧바로 소비자 보호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중고차 유통을 육성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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