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유통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왜 그러한 가격이 나왔는지 알려주고, 사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충분하고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의 중심에는 중고차 성능상태점검제도가 있다. 이 제도의 안착 여부에 따라 소비자들의 신뢰구축이 가능해지고, 거래되는 중고차의 투명성이 보장된다. 중고차 성능상태점검제도와 함께하는 품질보증제도는 문제점이 많으나 그나마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조금이나마 쌓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체계적인 관리 및 감독이 이뤄진다면 중고차유통의 선진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
중고차 성능상태점검제도에 대한 개정이 수 년동안 조금씩 이뤄졌다. 성능상태점검을 위한 법정기관의 변화도 있었고, 성능점검요원의 자격 및 기본 성능점검장비 등도 개선됐다. 특히 품질보증제도를 전격 시행하면서 30일 또는 2,000km의 보증시대를 열었다는 건 획기적이다. 최근에는 성능상태점검 양식을 현실에 맞게 수정함으로써 더욱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물론 품질보증제도는 성능상태점검이 안착되기 전 너무 앞서 도입된 점이 문제라 할 수 있으나, 기왕 도입된 만큼 정착을 위한 최선의 노력만이 투명한 유통문화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현재 중고차 성능상태점검제도에 대한 수정안이 입법예고된 상태다. 주요 내용은 성능점검업을 정비의 한 업태로 분류하고, 자격과 기준을 만족하면 누구나 성능점검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취지는 좋다. 그러나 가장 위험스러운 점은 잘못하면 방향감각을 갖기 시작한 성능점검업이 초기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성능점검업은 중고차를 사는 국민들에게 품질보증 등 약속된 증명서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의무감과 의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기존 법정기관은 이를 수행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자격을 갖춘(?) 민간기업이 이를 수행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수정방향은 성능점검업이 완전히 안착된 후에 도입한다면 민간화가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로 여겨진다. 도리어 정부당국이 관리, 감독의 의무를 민간에 떠넘긴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특히 이러한 개정안이 마련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중고차전문가에게 자문했는 지도 묻고 싶다. 전혀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공청회도 없이 밀실에서 진행됐다면 더욱 큰일이다. 그렇게 시행한 일치고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어서다. 도리어 일선에 해를 끼쳐 안한 것보다 못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검토할 점은 성능점검업은 정비분야와는 판이하다는 것이다. 사고 유무를 포함한 외관평가는 정비와는 전혀 다르게, 경험을 통한 반복된 보수교육으로 완성되는 고급 기술이다. 성능점검업도 필자가 항상 언급한 공인 전문 성능점검요원을 양성하고, 이들이 중고차를 평가하는 제도로 정착돼야 한다.
현재 국내 중고차 성능평가는 자동차 검사 및 정비자격을 갖춘 사람이 할 수 있게 돼 있다. 성능점검업을 누가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격을 갖춘 성능점검요원이 중고차를 평가하는 제도적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
국내에서 중고차유통 및 성능점검제도를 체계화한 필자가 보기에도 누가, 어떻게 이러한 제도를 제기해 입법화를 추진하는 지 궁금하다. 혹시 예전처럼 자동차 정비, 검사, 중고차 성능점검 등을 구분도 못하는 인사가 제기한 게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