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0m 남짓한 거리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BMW 간판 두 개가 걸린다.
장소는 서울 강남의 삼성역 인근으로 볼보, 포르쉐, 렉서스, 포드 등의 수입차전시장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한 눈에 두 개의 간판을 모두 볼 수 있을 만큼 가깝다. 간판의 주인은 코오롱글로텍과 저먼모터스. 코오롱글로텍이 삼성동 전시장을 테헤란로 도로변에서 이 곳으로 확장이전키로 결정하면서 기존 저먼모터스의 애프터서비스센터와 나란히 자리잡게 된 것. 문제는 저먼의 애프터서비스센터. 정비공장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전시장인지 정비공장인지 쉽게 구분이 안간다. 또 저먼은 이 곳에 차를 전시하고 대치동 전시장의 영업인력을 파견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판매활동을 하는 거점으로 전시장의 기능을 함께하고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인이 다른 BMW 간판이 나란히 걸렸으나 BMW코리아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쪽은 전시장이고 한쪽은 애프터서비스센터인만큼 코오롱과 저먼의 영업활동에 별 지장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게다가 “딜러 간 지역구분의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라는 보충설명도 따랐다. 풀어보면 전시장의 위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BMW코리아 본사가 저먼측에 애프터서비스센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는 소식이다. 코오롱이 제대로 된 대규모 전시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BMW가 받아들였고, BMW는 다시 저먼측에 애프터서비스센터에서의 영업활동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 저먼측은 먼저 자리를 잡았지만 강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다. 코오롱이 이 곳을 거점으로 대치동을 공략해 들어오면 저먼은 안방에서의 입지도 흔들릴 위험에 처한다. 저먼으로선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오롱은 고객의 요구 수준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전시공간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대규모 전시장을 짓고 이전키로 했다. 기존 삼성동 전시장이 3~4대밖에 전시할 수 없을 정도로 좁고 오래돼 고객들의 기대에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 확장이전을 결정했다. 새로 짓는 건물은 3층짜리로 이 중 1, 2층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전시공간 400평으로 12대를 전시할 수 있다. 12월말 개정 예정으로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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