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돼지의 해다. 돼지는 일반적으로 부를 상징해 꿈에서 돼지를 보면 어김없이 복권을 산다. 그래서 정해년을 맞는 사람들 중에는 경제적인 넉넉함을 기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정해년을 반갑게 맞을 수 없을 것 같다. 경제성장률 둔화에다 각종 세금인상 등으로 2006년보다 자동차 판매실적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SUV에 집중된 신차가 그나마 판매하락세를 막아주겠으나 이 또한 SUV의 배출가스 기준 강화에 따른 가격 및 세금인상 등이 예정돼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 수출로 만회하면 되겠지만 그 동안 국산차업체들이 줄곧 사용해 왔던, 이른바 "내빈외화" 전략도 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출 생명선은 질기다. 수출이 없다면 산업 규모 자체가 존립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자동차의 수출 의존도는 매우 높다. 현대·기아는 전체 생산분의 75%를, GM대우는 90%를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쌍용은 2007년 수출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고, 르노삼성 또한 SUV의 수출을 개시해 내수 의존도를 낮추는 게 정해년의 목표다.
문제는 수출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거시적인 관점보다는 당장 눈 앞의 이익을 더 챙기는 노조와, 노조를 적으로 보는 회사 그리고 일본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 등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헤쳐 나가야 할 밀림과 다름 없다. 미국 GM이 추락한다지만 아시아에서 GM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세계를 상대로 성장전략을 펼쳐 가고 있다. 제품력에서 한 발 앞선 혼다는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현대와 맞붙고 있으며, 유럽에선 전통적인 독일 3사와 르노, 푸조 등의 중·소형차 견제가 거세다. 가격경쟁력 하나 믿고 밀어붙였던 해외시장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결국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노사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노조와, 한 푼이라도 덜 주려는 회사가 대치를 거듭하면 할수록 양쪽 모두에게 결코 득이 안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파업 악순환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망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 현대·기아가 언제까지 잘 나간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 세계경영의 위세를 떨쳤던 대우자동차도 한 순간에 무너졌고, 삼성그룹을 등에 업은 삼성자동차도 실패의 쓴 맛을 봤다. 이런 점에 비춰 "현대·기아 불패론이 영원한가"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파업에 지친 소비자들이 중저가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단순히 "나도 한 번 타보자"는 심리에만 기초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파업을 받아들일만한 마음의 여유가 올해는 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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