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에 든든한 효자가 났다. 푸조 307SW HDi다. 푸조는 디젤엔진이 주류지만 206과 307은 가솔린엔진이었다. 307에도 디젤엔진이 더해지면서 ‘디젤왕국 푸조’의 면모를 강화하게 됐다.
이 차를 팔기 시작하면서 한불의 판매실적은 크게 늘어 월판매 200대 고지를 넘겼다. 그 중 100대 넘게 307WD HDi가 팔렸다니 효자 소리가 절로 나올 법도 하다.
▲디자인
이 차는 디자인부터 범상치 않다. 왜건, 미니밴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고, 무엇보다 천장을 유리로 만드는 파격을 감행했다. 하늘이 시원하게 보이며 차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윈드실드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유리로 이어졌다. 보기에는 좋지만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까. 당연히 궁금했다. 앞유리 두께가 4.47mm인데 루프 글래스는 7.30mm로 강철에 버금가는 강도를 지닌다고 한다. 4중 특수처리되고 일반유리보다 30배 이상의 강도를 가졌다는 게 한불측 설명이다. 햇살이 강해 하늘을 직접 마주하기가 부담스러울 때는 버튼을 누르면 블라인드가 쳐진다. 별이 많은 날, 비가 내리는 날, 하늘을 마주하며 달리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상쾌해진다.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형상이 강한 이미지를 전한다. 따로 범퍼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차체와 범퍼가 일체화돼 있어 날렵한 인상을 더해준다.
이 차에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시트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꽉 껴안는 느낌이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의 포옹을 연상케 한다. 엉덩이, 허리, 어깨를 단단히 잡아주는 게 말 그대로 시트와 몸이 하나됨을 느끼게 한다.
이 차는 짐을 많이 실을 때 마치 화물차같은 능력을 보인다. 시트를 접어 적재공간을 늘리면 혼자 사는 사람의 이삿짐 정도는 거뜬히 나를 것 같다.
▲성능
디젤엔진 특유의 낮고 굵은 소리는 심장을 자극하기에 더 효과적이다. 푸조의 디젤엔진은 몇 차례 경험했던 터지만 탈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가장 칭찬할 만한 점은 민첩성이다. 액셀 반응이 조금 늦어도 용서되는 게 디젤엔진이지만 푸조의 디젤엔진에는 그렇게 관대하지 않아도 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시 튕기듯 달려나가는 반응을 접할 때 디젤엔진이 맞는 지 확인하게 된다. 이 차 역시 마찬가지다.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게다가 가솔린엔진은 따라올 수 없는 중·저속에서부터 터지는 굵은 힘을 느끼면 디젤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0→100km/h 가속시간이 10초를 넘기지만 체감속도는 훨씬 빠르다.
또 하나, 이 차는 배기가스의 유해물질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걸러낸다. 3세대 옥토스퀘어 DPF의 힘이다.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미세한 물질을 필터가 걸러내고, 필터의 먼지를 태우는 방식으로 필터청소까지 스스로 한다. 운전자가 신경쓰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모든 속도에서 엔진의 힘은 여유있다. 시속 100km까지의 실주행영역에서는 물론 180km/h를 넘기며 200km/h를 넘보는 상황에서도 가속 페달에는 여유가 있다. 최고출력 138마력으로 힘이 세다고 할 수는 없지만 2,000rpm에서 터지는 32.0kg·m의 토크는 중·저속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사이드 미러가 좁은 편이어서 가끔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시야에 장애를 주지는 않는다. 내비게이션이 좀 더 정확하고 잘 작동했으면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6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부드럽고 강하게 차를 움직인다. 게이트 방식에 팁트로닉이 더해진 스타일이다. 게이트 방식만으로도 수동변속의 맛을 느낄 수 있지만 팁트로닉 기능을 더해 좀 더 부드럽고 안정적인 성능을 내도록 했다. R-N-D 레인지를 오갈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변속이 가능하다. 편하지만 안전이나 차의 건강을 위해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다음 변속하는 게 좋겠다.
이 차의 타이어 주변에는 동원가능한 거의 모든 전자장비들이 달렸다. ABS, ESP, ASR, EBA, EBFD 등이 차의 움직임에 따라 정확히 작동한다. 때로 이런 장치들이 운전하는 즐거움을 앗아가는 게 사실이지만 재미가 안전을 앞설 수는 없는 법. 이 같은 장치들이 있어 보다 차가 안전해지는 셈이다.
▲경제성
푸조 307SW HDi의 판매가격은 3,500만원이다. 푸조를 들여오는 한불모터스의 가장 큰 힘은 이 처럼 매력적인 가격을 만들어낸다는 것. 게다가 디젤엔진의 경제성을 감안하면 이 차가 한 달에 100대 넘게 팔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디젤엔진의 강점 중 하나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이 달릴 수 있다는 것. 경유 1ℓ로 14.4km를 달리니 휘발유엔진은 따라가기 힘든 경제성이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