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을 한 현직 법조인이 국가기관에 신고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법무법인 세광의 최규호 변호사(37). 최 변호사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1억원이 넘는 자동차시장에서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시장점유율이 80% 이상인 점을 들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그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가 미국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변호사가 아닌 시민으로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를 만나 이번 신고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들었다.
-1억원이 넘는 자동차시장에서 일부 수입차회사가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고 했는데, 신고의 배경은.
“개인적으로 기계를 전공한 공학도여서 자동차를 좋아한다(최 변호사는 항공우주공학 박사이기도 하다). 변호사 개업 후 자동차 구입을 위해 가격을 알아보던 중 수입차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한 언론보도를 접했다. 미국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데, 누군가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시민이자 변호사로서 나섰을 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를 택한 이유는.
“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공정거래위원회다. 개인적으로 공정거래법을 공부했기에 벤츠, BMW, 아우디가 1억원 이상 수입차시장에서 80% 이상 점유한 점을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로 봤다”
-최초 신고접수 후 공정위에선 조사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결론을 냈는데.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수입차와 국산차시장을 별도로 구분할 수 없고, 수입차 중 1억원 이상만 따로 분리해 3개 업체를 독과점으로 판단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쉽게 보면 수입차와 국산차는 자동차라는 상품의 본질이 같다는 점에서 수입차와 국산차시장을 나눌 수 없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그래서 재신고를 했는 지.
“공정위의 의견을 보고 "1억원 이상 수입차시장"을 "1억원 이상 승용차시장"으로 변경했다. 여기에는 국산차도 포함된다. 그러나 국산차는 1억원이 넘는 차가 없어 결국 독일 3사에 해당되는 건 마찬가지다”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지.
“고가의 수입차 판매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벤츠를 포함한 독일 3사의 1억원 이상 승용차의 가격이 일본이나 독일 수준에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벤츠 S500 4매틱 L의 경우 국내에선 무려 2억960만원이지만 미국에선 8,200만원, 독일에선 1억2,000만원,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1억400만원에 불과하다는 보도를 접했다. 기업이 마진을 갖는 건 당연하지만 한국에서만 유독 비싼 건 분명 문제가 있다. 따라서 공정위 조사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고가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수입차회사들은 마진이 많은 게 아니라고 항변하는데.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고가임에도 사는 사람들이 많아 가격에 대해선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는 과거 소비자들이 해외에서의 가격을 잘 몰라서였다. 지금처럼 수입차가격 논란이 일어나는 데는 통신발달로 같은 차종이라도 해외 판매가격을 속속들이 알 수 있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최근 국산차값이 미국보다 비싸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장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것이라 하지만 이 또한 상식선에서 이뤄져야지 지금의 수입차가격만 보면 업체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앞으로 계획은.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공정위가 판단하면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 한국 소비자들도 적정한 가격에 수입차를 타자는 것이지 무조건 수입차를 배격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일단 공정위의 현명한 판단을 지켜본 다음 후속조치를 검토하겠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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