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자동차메이커들은 그들만의 고유색상을 갖고 있다. 자동차 색상을 보면 어떤 브랜드 차인 지 쉽게 구별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색상이 갖고 있는 힘은 브랜드 가치 이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터스포츠에서도 팀의 색상은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각 팀이 갖고 있는 고유 색상은 어떻게 정해졌을까.
2006시즌 브라질 F1에 참가한 페라리팀의 필립 마사는 팀의 색상인 페라리 레드(이탈리안 레드)의 팀복이 아닌 브라질을 상징하는 고유의 색상 옷을 입었다. 정통성을 강조하는 페라리에선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브라질 팬들은 그의 옷에 환호했고, 우승한 마일드세븐 F1팀보다 더 큰 찬사를 받았다.
F1에 참가중인 팀들의 색상을 보면 그 스타일이 자동차메이커 혹은 스폰서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페라리가 본거지인 이탈리아를 칭하는 이탈리안 레드를 채택했고, 마일드세븐 르노 F1팀은 이전 자신의 색상에서 약간은 벗어난 스카이블루로 F1을 호령하고 있다. 여기에 맥라렌 메르세데스팀은 실버를 기본으로 한 색상을 팀컬러로 활용하고 있다. BMW는 메이커의 전통색상인 은색과, 팀의 가장 큰 스폰서를 뜻하는 군청색의 라인을 결합한 스타일을 레이싱카에 쓰고 있다. 일본 메이커인 토요타 파나소닉 F1팀과 혼다 F1팀 그리고 지난 시즌부터 F1에 도전한 슈퍼아구리 F1팀의 경우 일본을 상징하는 로고와 색상을 머신에 채용하고 있다.
이 처럼 F1 머신들이 자동차메이커들이 속한 국가의 대표적인 색상을 팀컬러로 보유하고 있으나 대회가 국가대항전을 떠나 상업적인 성격이 강해지면서 스폰서십 색상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국가대항전의 성격이 강했던 시기에는 국가와 메이커의 색상이 머신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은 F1에서 철수한 재규어의 경우 대표적인 색상으로 그린을 택했으며, 이를 브리티시 그린이라고 불렀다. 이를 시작으로 영국에서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가한 팀들은 브리티시 그린을 썼다. 또 프랑스를 대표하는 마일드세븐 르노 F1팀의 경우 푸른색을 사용했는데 이를 프렌치 블루라 칭했다. 이는 프랑스 국기의 색상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 메탈릭 실버로 대변되는 맥라렌 메르세데스 F1팀의 색상은 독일의 정통성을 갖고 있다. 자동차 생산 강국인 독일은 실버를 대표 색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를 저먼 실버라고 부른다. 그 유례는 1930년대에 경쟁자없이 무적의 팀으로 군림하던 벤츠 머신들을 실버 애로우, 즉 은색 화살로 부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은색은 맥라렌 F1팀의 고유 색상으로 발전해 왔고, 이제는 섬뜩한 분위기마저 갖게 만드는 메틸릭 실버에 가깝게 진보했다.
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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