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갈등, 협력업체 '죽을 맛'

입력 2007년01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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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서울 양재동 본사로 성과금 차등지급에 항의하는 상경투쟁을 떠난 직후인 10일 오전 울산에 소재한 한 현대차 협력업체인 L회사. 이 회사는 최근 현대차의 노사 갈등으로 인한 잔업.특근 거부 등으로 공장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대차가 야심적으로 출시한 최신형 SUV 차량 "베라크루즈"의 부품 재고가 창고에 가득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영업이사는 "작년에도 현대차 파업으로 인해 손실이 컸는데 연초부터 노사갈등의 파급이 협력업체로 튀고 있어 죽을 맛"이라며 난감함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사태 이전에는 이 공장 노동자들도 일주일에 3~4일은 잔업.특근을 했으나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12월28일부터 회사의 성과금 차등지급에 반발해 잔업.특근을 거부한 이후로 일주일에 단 하루도 잔업과 특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현대차 노조의 정치파업으로 매출액이 30억원 정도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잔업.특근거부 사태로 인해 최소 3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며 "하루빨리 현대차의 노사갈등이 해결돼 안정적인 조업을 할 수 있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울산에 소재한 또다른 협력업체인 H사도 회사 가동률과 매출액이 급감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현대자동차에 승용차 내부 에어컨 부품과 핸들 등을 납품하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정상조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잔업률은 예전에 비해 80%나 급감, 매출액 감소로 직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의 영업담당이사는 "현대차 노사갈등으로 인한 잔업.특근 거부 때문에 우리 회사도 매출액이 최근 30%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생산라인을 담당한 C모 팀장은 "현대차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설상가상으로 현대차 1공장의 생산라인 정비공사 등이 겹쳐 최근 한 달 매출이 20억원 정도 급감했다"면서 "하루 빨리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타협안을 찾아 정상조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협력업체는 울산지역에만 4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현대차에 생산품을 납품하지 못하면 회사가 곧 바로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처할 만큼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노사 갈등으로 인한 현대차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로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량이 급격히 줄자 현대차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에까지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

"정상조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참담하다"고 밝힌 한 협력업체의 대표는 "일과시간에도 작업을 하지 못해서 직원들을 "교육시간"이라는 명목으로 방치시키고 있다"며 "어디 건설현장에라도 나가서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농담이 직원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대차 노조가 성과금 차등지급에 반발해 잔업.특근을 거부하는 것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므로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고 비판하며 "이번에 회사 측은 노조에 물러서면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도요타 등 외국의 선진 자동차 회사들은 글로벌 전략이다 뭐다 해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대 현대차는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혀 아무리 혁신을 하려고 노력해도 물거품이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갈등이 잘 해결돼 노사문제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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