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좌진장군생가 |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여행지는 스키장이나 온천수영장이 단연 으뜸이다. 충청남도에 있는 온천수영장(오션캐슬이나 덕산스파캐슬)을 찾아가는 걸음이라면 가까운 홍성군에 있는 김좌진 장군 생가를 꼭 한 번 들러보자. 현대는 영웅이 없는 시대라고 했다. 사전적 의미의 영웅만을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 곳은 진정한 의미의 영웅을 가슴에 담게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김좌진 장군은 까마득한 역사적 인물이다. 그 사실이나마 기억하고 있다면 다행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김좌진 장군이 누군인지, 무슨 일을 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드라마 <주몽>의 주인공 송일국에게 더 열광하는 그 아이들에게 김좌진 장군이 송일국의 외증조 할아버지라고 일러주면 그제사 현실감을 갖고, 좀더 관심을 두게나 될까.
|
| 문패가 붙은 대문 |
홍성에 있는 김좌진 장군 생가는 역사에 "청산리전투의 영웅"으로 기록된 백야 김좌진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예로부터 홍성은 영웅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이름났다. 고려 때의 최 영 장군이 이 곳 출신이고,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홍성에서 자랐다. 현대사로 접어들면 일본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군을 이끌고 혁혁한 전과를 올렸던 김좌진 장군이 홍성이 배출해낸 또 한 명의 영웅이다.
집의 노비가 45명이나 될 만큼 부유한 안동 김 씨 세도가에서 태어난 김좌진 장군은 어려서부터 진취적 사상이 뚜렷했다. 1905년(광무 9년) 서울에 올라와 육군 무관학교에 입학했으나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국운을 바로잡을 것을 결심했다. 1907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나라가 망했는데 가노가 무엇이냐"며 집안의 종들을 해방시키고 농지를 소작인에게 나눠주는 한편, 가산을 정리해 호명학교를 세우고 대한협회 홍성지부를 조직하는 등 애국계몽운동을 펼쳤다.
|
| 전시관의 흉상 |
<한성신보>의 간부를 지내며 안창호 등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던 그는 일본 경찰에 체포돼 3년여에 걸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1919년 3.1 만세운동이 실패하자 만주로 건너간 그는 북로군정서를 조직하고 총사령이 되어 독립군을 양성했다. 김좌진 장군 휘하의 독립군은 만주 일대에서는 가장 막강한 실력의 군대로 1920년 이후 10여년간 본격적인 항일전투를 전개했다. 우리 역사에 길이 남는 청산리전투는 일본군에 비해 수도 적고 무기도 보잘 것 없는 독립군을 이끌고 청산리계곡에 들어온 일본군을 맞아 김좌진 장군이 거둔 빛나는 전투였다.
이후에도 독립운동을 위해 힘쏟던 그는 1930년 1월24일 공산주의자의 조종을 받은 박상실이란 자가 쏜 흉탄에 맞아 쓰러졌다. 향년 41세. 장군의 장례식은 그 곳 교포들의 성대한 사회장으로 치러졌고, 우리 교포는 물론 중국사람들까지 "고려의 왕이 죽었다"고 애통해했다.
|
| 안채 |
홍성군 갈산면에 위치한 장군의 생가는 1991년에 이뤄진 성역화사업으로 본채와 문간채, 사랑채가 복원됐고 관리사 및 전시관이 건립됐다. 또 김좌진 장군 사당(백야사)과 재실, 주차장 등도 마련됐다. 전시관에는 장군의 유품과 구국투쟁의 생생한 기록들이며,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무기와 실제 전투상황을 묘사한 미니어처가 있다.
황량한 겨울바람이 주인없는 빈 집을 지키고 있는 그 곳에서 잠시 그 겨울바람과 마주 서보자. 오로지 조국독립을 위해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만주벌판을 뜨겁게 달렸던 외로운 영웅의 모습이 눈 앞에 떠오르리라. 그리고 그가 읊은‘단장지통’ 한 구절 한 구절이 무딘 우리 가슴을 퉁, 울려주리라.
|
| 유품이 있는 안방 |
적막한 달밤에 칼머리의 바람은 세찬데
칼끝에 찬서리가 고국생각을 돋구누나
삼천리 금수강산에 왜놈이 웬말인가
단장의 아픈 마음 쓰러버릴 길 없구나.
|
| 마굿간 |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가 좌회전해 국도 29번을 탄다. 안면도 이정표가 있는 상촌교차로에서 우회전해 조금만 가면 작은 마을 4거리가 나온다. 이 4거리에서 우회전해 조금 가다가 다시 우회전하면 김좌진 장군 생가 주차장에 이른다. 이정표를 따라 움직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
| 우물가 |
*맛집
홍성읍내 권룡예식장 4층에 위치한 한정식전문점 대봉(041-632-5868)은 홍주성과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곳. 홍성 한우를 이용한 요리와 깔끔한 반찬이 맛깔스런 한정식이 주메뉴다. 종합경기장 주변에 있는 명신갈비(041-632-2404)는 20년 전통의 생갈비 전문집. 유명한 홍성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