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튜닝산업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튜닝을 억제하는 정책만으로는 향후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독일이나 일본 등이 튜닝산업 양성화를 통해 원천 부품기술을 확립,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튜닝산업도 이제 규제에 치중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튜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과 일본이다. 외관이나 기타 성능 등 분야별로 다양한 부품이 개발, 유통되고 있다. 특히 일부 튜닝업체는 자동차회사가 직접 브랜드를 운영할 정도로 양성화돼 있으며, 세계시장으로의 수출도 적지 않다. 반면 국내 튜닝산업의 기반은 여전히 열악하다.
국내 튜닝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튜닝산업은 여전히 불법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튜닝산업을 이제는 제도권 안으로 들여 놓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해서는 안될 개조로서의 튜닝이 아니라 원천기술의 개발과정으로 튜닝을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튜닝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완성차회사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애프터서비스 분야에서 거시적인 시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튜닝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메이커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는 것. 국내에선 소비자가 튜닝을 할 경우 튜닝과 관련없는 부품까지 메이커가 보증수리를 거부하는 게 현실이다. 독일의 경우 튜닝을 해도 튜닝업체가 인증받은 업체라면 메이커에서 보증수리를 받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도 정부기관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인증기관을 통해 입증이 된 튜닝부품은 메이커가 인정하도록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메이커와 튜닝업체, 정부, 인증기관 등이 모여 튜닝산업을 시스템화하자는 것.
이에 대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부품을 하나라도 더 팔려는 게 완성차회사의 기본속성”이라며 “따라서 무엇보다 국내 부품 유통시장의 장악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 튜닝업계는 한국의 튜닝산업이 정착되지 못한 걸 반가워하고 있다. 함국에서 튜닝산업이 양성화될 경우 매우 빠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 독일의 한 튜닝업체 관계자는 “한국정부가 한국의 튜닝산업을 계속 억제하는 게 우리에겐 호재”라며 “튜닝시장도 무시 못할 만큼 성장한 지금 경쟁자를 하나 더 만드는 건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튜닝산업 억제책이 다른 자동차경쟁국의 경쟁력만 더 높여주는 셈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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