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현대차 노조를 이길 수 없는 이유

입력 2007년01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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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끝났다. 겉으로는 성과를 달성하면 성과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지만, 엄밀히 보면 노조의 요구를 회사가 다른 형태로 수용한 것과 같다. 어차피 회사가 이길 수 없는 조직이 노조라는 점을 회사 스스로도 인정한 셈이다. 현대 노조가 파업을 해서 성과금을 얻어내니 적자에 시달리는 기아자동차도 격려금 형태로 성과금을 전환, 지급했다. 현대·기아 노조의 압력에 회사가 두 손을 들어버렸다.

그렇다면 회사가 이길 수 없는 현대·기아 노조를 소비자들은 이길 수 있을까. 결론은 "없다"다. 물론 이 점을 노조도 잘 알고 있어 파업은 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왜 이길 수 없을까. 바로 규모 때문이다. 현대·기아에 종사하는 종업원만 10만명을 넘는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를 더하면 13만명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현대·기아의 1차 고객만 13만명에 이르는 셈이다. 이들 13만명은 무조건 현대·기아차를 타야 하는 사람들이다. 1차 고객은 이 뿐만이 아니다. 협력사와 직간접 관계회사도 현대·기아의 충성고객이다. 또 이들의 친인척, 지인들을 감안하면 100만명은 쉽게 달한다. 100만명 중 30%가 차를 바꾸면 국내에서 30만대가 보장된다는 계산이다.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현대·기아차그룹과 직간접 관계를 맺고 있다면 100만대가 기본이다. 결국 현대·기아차그룹의 규모로 인해 노조가 파업을 해도 판매실적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현대차 불매운동이 벌어져도 직간접 충성고객들이 있는 한 노조의 힘은 언제나 견고할 수밖에 없다. 파업을 하면 출고적체로 인한 불편만 있을 뿐 끝나면 곧 원상회복된다. 현대 노조를 비난하면서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출고적체로 인한 피해자이지 실제 불매할 사람은 별로 없다는 현대 관계자의 설명이 전혀 거짓이 아닌 셈이다. 게다가 중고차나 여러 제품군을 고려할 때 현대차를 사는 게 유리하다는, 쉽게 보면 개인의 이익이라는 부분이 녹아 있어 입으로는 거칠게 비난하지만 돌아서면 현대차를 구입하는 게 다반사다.

주위에서 노조 파업을 강도높게 비판하지만 이 같은 규모의 선순환이 계속되는 한 파업을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회사가 더 끌려가면 갔지, 결코 파업을 멈출 수는 없다. 파업으로 회사가 실질적인 손실을 입어 휘청거려야 노조가 파업을 자제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되는데, 규모가 버티는 한 판매대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다. 따라서 회사가 노조에 밀리지 않으려면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판매실적이 크게 줄어야 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일부러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가능하겠지만 어떤 회사가 이른바 "노조 길들이기"를 위해 판매를 소홀히 하겠는가.

결국 지금과 같은 힘겨루기는 앞으로도 계속되고, 이 때마다 노조는 파업을 단골메뉴로 선택할 것이다. 파업이란 극한 상황에서도 현대·기아차를 사랑(?)하는 국가와 국민이 있는 한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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