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제너럴 모터스(GM)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월가와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이다.
영국 더 타임스가 월가 금융계 고위 인사를 인용해 GM과 함께 현대차도 인수에 관심있는 선두 그룹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현대차가 완강히 부인한 후 관심은 GM 쪽으로 더욱 집중되고 있다.
메릴 린치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20일 블룸버그 회견에서 GM이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가능성이 "50%"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보면서 "인수가 이뤄질 경우 방어적 성격을 띨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가 시작된 점을 감안할 때 양사가 협업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머피는 GM이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경우 막강한 미자동차노조(UAW)에 대한 지렛대를 더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트럭 제조 노하우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메릴 린치가 GM 주식을 "사자"로 분류했다고 밝힌 머피는 그러나 다임러크라이슬러 주식 매입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GM이 크라이슬러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자동차 판매회사를 소유하면서 자동차 경주팀도 거느리고 있는 자동차 쪽 저명인사인 로저 펜스케는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열린 "데이토나 500" 자동차 경주대회에 앞서 블룸버그와 회견하면서 "인수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GM이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이점이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펜스케는 또 GM과 포드도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크라이슬러와 별반 다른게 없다면서 그렇다고 GM과 포드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리라고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20일자에서 크라이슬러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크라이슬러 매각설이 나온 후 지난 5일간 다임러크라이슬러 주가가 연속 상승해 5.5% 높아진 점을 지적했다. 다임러 주식이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5년 7월 당시의 위르겐 슈렘프 회장이 예정보다 2년 빨리 퇴진키로 발표된 이후 처음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신문은 GM과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와 재무책임자들이 지난해 12월 이후 여러차례 회동했다는 디트로이트 뉴스 20일자 보도에 대해 양사가 논평을 거부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뭔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크라이슬러의 재무 상태에 대해 미국 및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과 사모펀드, 그리고 투자은행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속사도 크라이슬러 인수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회사명을 밝힐 수 없다고 요청한 자동차 회사 고위 간부는 뉴욕 타임스에 "모두가 (크라이슬러 재무 자료)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가 예상되는 인수자들을 위해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른 투자은행들도 이 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크라이슬러 인수에 르노와 푸조-시트로앵을 포함한 유럽 메이커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프랑스 메이커들의 경우 북미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라는 점에서 관심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왜냐하면 르노와 푸조-시트로앵이 지난 15년간 북미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GM과 르노-닛산간 3각 제휴 협상이 결렬된 후라서 더욱 그렇다는 얘기다. 이들은 폴크스바겐과 중국 메이커들도 크라이슬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모펀드의 경우 GM 할부금융 부문 지분 절반을 갖고 있는 세르베러스도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베러스의 경우 도산한 자동차 부품사 델피 투자도 제의한 바 있다. 또 자동차 부품사를 잇따라 인수한 바 있는 벤처 자본가인 위버 로스가 크라이슬러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한 때 나왔으나 본인이 20일 부인한 상태다.
신문은 모건 스탠리 분석을 인용해 크라이슬러 인수 대금이 연금.의료보험 부담을 포함해 65억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이것이 다임러가 앞서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때 지급한 360억달러의 약 6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크라이슬러 한해 매출의 10% 가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크라이슬러가 가장 싼 자동차 회사"란 얘기들이 나온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크라이슬러 정리에 노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이것 역시 인수 협상에서 비중있게 거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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