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시절, 추억 속으로 떠난다

입력 2007년02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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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포구가 있는 경기 김포의 바닷가 대곶면 신안리에 위치한 덕포진 박물관. 그 곳에 가면 시간은 추억의 거리(km)가 된다. 부옇게 먼지를 뒤집어쓴 남루한 물건들이 추억의 징검다리를 만들며 그 옛날 어린 시절로 겅중겅중 건너가게 만든다.



은퇴한 초등학교 교사부부가 다양한 교육관련 전시물을 모아 1996년 문을 연 교육박물관은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어린이들에게는 엄마아빠 어릴 적 시절의 학교 모습을 한눈에 보여준다.



바람개비와 풍향계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박물관 마당에는 장독과 농기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문밖에 매달린 학교종이 금방이라도 "땡땡땡" 울릴 것 같은 교실 창문에는 연통이 삐죽 나와 있다. 풍금소리가 흘러나오는 3-2반 교실로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탄 듯 순식간에 추억의 시간에 도달한다. 교실 한가운데 무쇠 난로가 놓였고, 교훈과 급훈이 붙어 있는 교단 앞에는 교탁 주변으로 풍금과 학습교재들이 수업을 기다리고 있다. 기억보다 훨씬 좁고 낮은 책걸상들을 보면 어떻게 이런 곳에서 수업을 했나 싶지만 30~40년 전 실제 쓰였던 물건들이다.



아니, 이 곳에서는 지금도 수업이 계속되고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까지 학생으로 교실에 모이면 시작종이 "땡땡"쳐지고 수업이 시작된다. 이 박물관의 관장인 김동선·이인숙 선생이 들어와 반장을 뽑고, 인사를 나누고는 풍금을 울리며 다함께 합창을 하기도 하고, 덕포진에서 벌어진 병인양요·신미양요에 관한 역사적 이야기도 들려준다.



부부교사였던 두 사람은 오랜 세월 초등학교 교단에 서 왔으나 1992년 부인 이 씨가 교통사고로 시신경을 다쳐 실명하면서 교단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 때 남편인 김 씨는 실의에 빠진 아내에게 “곧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해주마”고 약속했다. 이 씨가 마지막으로 맡은 담임반이었다는 3학년 2반은 그렇게 해서 전시공간과 함께 이렇게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교실 밖으로 이어지는 전시장에는 당시 학생들이 입고 쓰던 교복과 교과서며 인체해부도, 포르말린 속에 잠겨 있는 물고기며 박제동물들이 있는 과학실, 문방구, 사진관 등이 이어지는 60년대 풍경이 펼쳐진다. 만화방을 지나 2층 전시실로 올라가면 멸공, 승공 등 그 시대의 교육이념과 굵직한 교육정책의 변화 등이 시대별로 잘 정리돼 있다. 빽빽이 들어앉은 전시물들 틈에는 일제시대 교육자료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층에 이르면 농경문화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바람을 이용해 곡식의 쭉정이·먼지 등을 가려내던 풍구에서부터 아궁이에 불을 피울 때 쓰던 손풍구, 염전에서 물을 끌어들이던 물레방아처럼 생긴 무자위, 병아리를 가둬 기르던 어리와 천렵도구 통발, 오줌장군, 인두 등 다양한 농기구와 생활용구가 전시장을 메우고 있다.



전시실 한쪽에는 수수께끼와 속담에 나오는 옛날 물건들이 놓여 있다. ‘호미로 막을 것 ( )로도 못 막는다’의 가래와 호미, ‘자라 보고 놀란 가슴 ( ) 보고 놀란다’의 솥뚜껑이 실물로 전시됐다. 구경하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추억의 교육박물관을 나오면 바로 이웃에 역사적 유적지인 덕포진이며 대명포구, 강화 초지진 등 볼 곳과 들를 곳도 많다.



*가는 요령

올림픽대로를 타고 김포·강화 방면으로 진입, 48번 국도를 타고 김포로 들어가 누산 3거리에서 좌회전한다. 덕포진·대명리 방면인 352번 도로를 타고 직진, 초지대교를 1km 앞두고 우회전한다. 선박 모양의 레스토랑이 보이는 3거리에서 덕포진 표지판을 보고 들어가면 덕포진 교육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에서 100m 더 가면 덕포진 돈대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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