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를 자제하는 이들을 설득하겠습니다"

입력 2007년02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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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면 부지하겠지만 못하면 파리목숨이라는 각오로 자리를 맡았습니다”



지난해 9월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마케팅·세일즈총괄 부사장직을 맡은 전우택 씨의 뒤늦은 소감이다. 취임 다섯 달이 지난 후에야 전 부사장과의 인터뷰 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서울 강남 스타타워 14층 DCK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200건 가까운 결재가 분, 초 단위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쁜 중에서도 그는 인터뷰를 위해 긴 시간을 할애했다.



-국내에서 크라이슬러의 가장 큰 과제는.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한다. 버릇없는 표현이겠지만 고객이 크라이슬러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크라이슬러 본사가 매각설에 휩싸여 있는데.

“크라이슬러와 벤츠가 합병한 지 10년이 지났다. 두 회사의 합병은 좋은 결합이었다. 독일 엔지니어링에 미국 실용주의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다. 감성적 코드를 가진 크라이슬러의 약점을 벤츠의 역사와 기술력이 잘 보완해주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매각설과 관련해서는 뭐라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 우린 상관없이 여기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대우그룹 비서실 출신인데.

“대우에서 대우자동차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았다. 대우맨인 게 자랑스럽다. 그 곳에서 많이 배웠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업무를 대하는 자세는.

“돌격하는 스타일이다. 전쟁에선 이겨야 한다. 이기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한다.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지고도 살아남길 바라는 건 우스운 일이다. 때문에 평소 부하직원, 동료들에게 ‘목숨을 걸어라’라고 요구한다. 그 만큼 치열하게 업무를 대하라는 얘기다. 비즈니스에서 이기려면 정규군으로는 안된다. 특수부대의 자세와 생각이 필요하다”



-목표가 있다면.

“4도어 세단시장에서 크라이슬러가 기억할만한 위치에 서는 것이다. 주력차종인 300C가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어 희망적이다. 이 차가 성공하면 한국시장에서 크라이슬러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지난해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고, 올해 역시 더 나갈 것이다. 300C에 이어 세브링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그 이후에 추가할 세단 차종도 고려중이다”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은.

“확실한 구매력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정밀한 타깃마케팅을 펼칠 것이다. 예를 들면 능력은 있지만 구매를 자제하는 이들을 설득할 것이다. 애국심, 지식인의 책임감 등을 내세워 수입차 구매를 자제하는 이들에게 다가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4,000대를 팔려면 4만명에게 감동과 경이로움을 주면 된다. 100만명을 만날 필요는 없다. 그런 면에서 영업은 저격, 조준사격이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크라이슬러가 한국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보는 지.

“내수시장 전체를 100만대라고 한다면, 수입차시장은 10만대 정도 돼야 한다. 그 10만대 중 5만대는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등이 차지할 것이다. 크라이슬러가 시장의 신뢰를 잃지 않는다면 최소한 1만대는 점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일본에서의 크라이슬러 판매실적을 뛰어 넘을 수 있다”



-딜러정책은.

“딜러가 벌어야 브랜드가 성장한다. 딜러가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입사도 지원하고 돕겠지만 딜러 스스로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수입사와 딜러는 서로 힘을 더해 싸우는 것이어서 상호 신뢰 하에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올해 시장 공략방안은.

“수입차시장은 어차피 서울·경기지역이 승부처다. 올해 이 지역에서 사활을 건 승부를 걸 방침이다. 고객들의 쇼핑목록에 크라이슬러를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서울모터쇼도 재미있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더불어 고객만족을 과거보다 눈에 띄게 개선할 예정이다. 새 고객이 알아서 찾아올 수 있게 만들겠다”



전 부사장은 전투적이었다. 그의 말들이 그랬다. “목숨을 걸어라”, “지고도 살아남길 바라는 것 우스운 일이다”, “정규군, 비정규군”, “조준사격” 등. 그는 스스로 전투적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비즈니스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혼도 시간 정해 놓고 전투적으로 치렀다. “올해 결혼해야 하는데 당신이 싫다면 난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하니 입장을 밝혀달라”는 식이었다고.



전투적이지만 그는 철학도로서의 인간적인 면도 보였다. 먼 훗날 현직을 떠나면 철학과 관련된 번역서를 낼 구상도 있다. 번역할 책도 벌써 찜했다. 주말엔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딸아이와 뒹굴며 TV ‘맛대맛’ 프로그램을 보는 걸 즐긴다.



그는 무엇보다 열정적이다.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가졌다. 분명한 목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의 말마따나 ‘목숨 걸고’ 일한다. 5시에 약속된 인터뷰는 소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로 이어져 10시 가까이서야 끝이 났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서는 기자를 환송하고 전 부사장이 돌아간 곳은 집이 아니라 회사였다. 사무실로 향하는 그를 보며 기자는 그의 열정을 읽었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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