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무심코 1만원 더 낸다

입력 2007년02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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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 자동차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최모 씨는 전화와 e메일을 통해 손해보험사 콜센터와 보험료비교견적업체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보내주는 자동차보험 견적을 받아봤다. 무심코 견적표를 보던 최 씨는 대물배상 한도가 가입자가 별도로 요청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까지는 3,000만원으로 설정돼 있었으나 이번에는 5,000만원 또는 1억원으로 돼 있는 걸 발견했다. 최 씨는 전화를 건 보험사 직원에게 대물배상 한도 가입금액을 왜 이렇게 높게 설정했느냐고 따졌다. 그 직원은 요즘 수입차 등 고급차가 많아 피해를 줄이기 위해 1억원으로 설정하는 게 대세이고, 보험료 차이도 많아야 1만원 정도니 1억원으로 가입하라고 권했다.

고급차가 늘어나자 이를 영업에 활용, 자동차보험료 대물배상 보장한도 금액을 높이는 손해보험사와 보험료비교견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보험료를 1만원 정도 더 내고 대물배상 한도를 높이는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본지가 2001~2006회계년도 대물배상 가입금액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보장한도 2,000만원과 3,000만원을 선택하는 가입자들은 매년 줄고 있는 반면 5,000만원과 1억원 가입자들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대물배상 한도 2,000만~3,000만원은 2005년까지 가입자 5명 중 3명이 선택할 정도로 대세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5,000만~1억원 가입자가 2,000만~3,000만원 가입자보다 많았다. 2,000만원 가입률의 경우 2001년까지는 44.7%에 달했으나 2002년 28.1%, 2003년 16.6%, 2004년 7.6%, 2005년 4.7%, 2006년 3.5%로 급감했다. 3,000만원 가입률은 2004년부터 떨어지고 있다. 2001년 44.7%에서 2003년에는 67.5%로 증가했다가 2005년 46.9%, 2006년 40.6%로 줄었다. 2005년 2월 대물보험 의무화로 신설된 1,000만원은 2005년 2.4%에서 2006년 2.2%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5,000만원은 2001년 1.4%에 불과했으나 2002년 2.2%, 2003년 6.3%, 2004년 12.5%, 2005년 17.3%, 2006년 17.5%로 늘었다. 1억원 가입률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2001년 1.5%에서 2002년 4.5%, 2003년 7.3%, 2004년 16.3%, 2005년 26.1%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33.3%에 이르렀다. 3,000만원 다음으로 가입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 처럼 고액 보장한도인 5,000만~1억원을 선택하는 가입자가 증가한 까닭은 수입차 등 고급차가 많아지면서 2,000만~3,000만원으로는 피해를 모두 보상하기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서다. 여기에는 2004년 중고차값 100만원 안팎의 프린스가 7억원을 넘는 마이바흐를 들이받은 사건이 사고사진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기폭제 역할을 했다. 프린스 운전자는 이 때 살짝 언 도로에서 미끄러져 마이바흐 뒷범퍼를 가볍게 추돌했으나 수리비가 2,400만원이나 나왔던 것. 프린스 운전자는 S화재 자동차종합보험 대물배상 보장한도 2,000만원에 가입했으나 수리비가 한도를 넘어 400만원을 자신의 돈으로 내야 했다. 이 보험사와 비교견적업체 직원들은 이 사건 등 고급 수입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세워 가입자들에게 대물배상 한도를 높이라고 적극 권하기 시작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국산차 가격이 높아지고 수입차도 급증하면서 한도 2,000만원으로는 보험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판단한 가입자들이 많아졌다”며 “2,000만원 대신 1억원을 선택하더라도 보험료 부담은 1만원 안팎에 불과해 상담원들이 이왕이면 5,000만원이나 1억원을 가입하도록 권유한다”고 말했다. 보험료비교견적업체 담당자도 “1년에 1만원 정도 더 내는 건 가입자들에게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사실 3,000만원 정도만 설정해도 충분하나 만일에 발생할 지 모르는 고급차와의 사고로 가입자가 피해를 입으면 항의를 받을 수 있어 대물배상 한도 가입을 미리 높여 견적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비교견적업체 관계자는 “개인에게 1년에 1만원은 큰 돈이 아닐 지 모르지만 국내에 운행중인 1,600만대의 자동차를 생각하다면 보험업계가 말 한 마디로 1년에 추가로 얻는 수입이 1,000억원을 넘는 셈”이라며 "보험료 수입이 진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산차 가입자들은 과도하게 책정된 수입차 수리비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 전체 보험료가 인상되는 손해를 입는 데다 보험료를 더 내고 대물한도 가입금액까지 올려야 하는 2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며 “보험사와 금융당국이 수입차 수리비 거품을 없앨 수 있는 관리·감독 대책을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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