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의 2006년 판매왕은 108대를 판매한 두산모터스 정영근 부장이 차지했다. 정 부장은 지난해 9~12월까지의 실적도 최고다.
“그저 열심히 일할 뿐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누빈다”는 게 정 부장이 말하는 판매비결이다. 공자님 말씀같은 모범답안은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의 설명에는 가슴 짠하게 하는 영업사원의 아픔이 담겨 있다.
목포까지 고객을 만나러 갔는데 헛걸음했을 땐 정말 허탈했다는 것. 고객이 전화를 걸어와 차를 사려는데 목포에서 시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한 걸음에 달려갔으나 차를 타본 고객은 산다 안산다 한 마디 없고, 다음에 연락한다는 말만 던지고 돌아섰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가끔 있는 일이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대전도 좋고, 완도도 마다하지 않는다. "당신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고객이 찾으면 가는 게 그의 숙명이다. 혼다의 전국 딜러망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렇게 다니다보면 의외의 고객을 만나는 일도 있다.
유성에서 차를 보고 싶어하는 고객이 있었다. 의사들에게 차를 많이 팔아줄 수 있다며 큰소리를 치는 게 오히려 못미더웠으나 그래도 시승차를 몰고 갔다. 그 고객은 차를 시승하고 계약했음은 물론 그 이후 지금까지 7대나 팔아줬다. 영업을 대신해줬다고 해도 좋을만큼 열심히 고객들을 소개해줬다. 처음 큰소리쳤던 대로 그가 판매한 차들은 대부분 의사들에게 갔다. 본인도 한 대를 더 샀다. 이 같은 고마운 고객이 그에게는 더없이 큰 힘이 된다.
영업사원을 힘들게 하는 이른바 ‘문제고객’은 그에게 없었다. “초기 대응을 잘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시종일관 같은 태도로 응대하면 된다는 것.
올해 나이 47세. 지난 88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10년간 꼬박 기아차를 팔았다. 이후 삼성자동차와 혼다 일진모터스를 거쳐 2005년 두산모터스로 자리를 옮겼다. 20년을 자동차 판매에 매달려 온 셈이다. 그는 특히 삼성에서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당시의 경험과 교육이 지금까지 그를 지탱한다고 했다.
많은 영업사원들이 인정하듯 그 역시 누군가의 소개로 만나는 고객들에 좀 더 집중한다. 그의 고객들 중 40% 정도가 소개로 만난 이들이다. 나머지 60%는 매장 방문고객들.
판매왕을 할 만큼 차를 많이 팔지만 개인비서는 두지 않는다. 고객관리용 사내 전산망이 잘 돼 있어 이 것만 제대로 이용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가 매달 보내는 DM은 500통 정도.
그는 후배들에게도 자상한 선배다. 수시로 ‘롤 플레잉’을 통해 후배들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고, 나름대로 터득한 영업방법들을 알려준다. “헝그리정신이 부족하다. 열정을 갖고 임하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는 게 판매왕이 후배 영업사원들에게 전하는 충고다.
영업맨답게 그는 자신이 판매하는 브랜드에 대한 확신이 대단했다. “내구성이 좋고 잔고장이 없다.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게 그가 말하는 혼다의 장점. 아쉬운 게 있다면 “차종이 좀 더 많아졌으면”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곧 라인업에 추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시빅 1.8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판매왕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최근 수년간 해마다 베스트5 안에 들 만큼 판매실적이 좋아 올해에도 판매왕 자리를 노려볼만하다는 것이다. 아들에게 모범을 보이고픈 아버지로서의 바람도 있다. 프로골퍼 정준섭 선수가 그의 아들이다. 열심히 해서 뭔가를 이루고 상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들도 그렇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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