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의 판매왕은 뜻밖에 지방에서 나왔다. 수도권도 아닌 울산에서다. SK네트웍스 소속 울산 전시장 박성찬 대리다.
지난해 그가 출고한 차는 모두 65대. 서울도, 수도권도 아닌 울산에서 65대를 팔아 전국 판매왕에 오른 것. 울산 전시장이 지난해 출고한 차가 98대인데 이 중 65대를 그 혼자서 팔았다. 서울·수도권에서의 판매비중이 거의 절대적인 수입차업계에서, 지방에서 판매왕이 나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집중입니다. 고객이 차를 살 때까지 모든 편의를 동원하고 신경을 써서 판매가 이뤄지게끔 집중하는 것이지요”
박 대리가 말하는 판매왕의 비결이다. 서울과 달리 지방에서는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 상당수가 가망고객이다. 차 살 마음을 갖고 전시장을 찾는다는 것. 이 처럼 차를 살 준비가 된 고객에 ‘집중’하면 성공확률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대리는 일단 ‘차를 살 고객’이라는 판단이 서면 모든 일을 그 고객에 맞춘다. 그러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그는 300C에 유난히 애착이 많다. BMW나 벤츠를 타는 고객을 데려올 대안이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를 타다가 벤츠나 BMW로 가는 고객을 잡을 방법이 이전에는 없었으나 지금은 300C가 충분한 대안이 된다는 것. 실제 그는 BMW 5시리즈를 타는 고객 20명 정도에게 300C를 팔았다. 그는 300C를 “1억원이 넘는 차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며 “실속있는 사람들이 타는 차”라고 추켜세웠다.
그가 열심히 차를 판 덕에 울산에서는 300C를 에쿠스만큼이나 자주,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번화가에선 특히 그렇다. 그 만큼 많이 팔았다는 얘기다.
박 대리는 첫 계약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유 퉁’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긴 고객이었다. 어두운 저녁 8시, 사무실로 쓰는 컨테이너에 다방 커피를 시켜 놓고 300M을 계약했다고. 으스스한 기억이었지만 그 첫 고객은 그에게 은인이다. 그는 지금까지 크라이슬러차만 4대를 박 대리에게 샀다.
그가 고객에게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수당 받고 사는 영업사원이 아니다. 적어도 7년동안 계속 볼 것이다. 그 동안 차에 관한 한 컨설턴트가 될 것이다. 토털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 그런 마음으로 고객을 대한다. 실제 그의 고객들은 대부분 보험, 중고차, 사고 등등 차에 대한 민원이 생길 때마다 박 대리를 가장 먼저 찾는다고 한다.
아픈 기억도 있다. 차를 산 고객이 그를 상대로 사기죄로 고소해 경찰서에 8번이나 출두했다. 나중에 잘 해결되기는 했으나 그로서는 힘든 경험이었다.
천상 그는 영업사원이었다. 깔끔한 외모에 상대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았다. 상대의 말이 끝나면 그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맞습니다”는 말을 추임새처럼 끼워 넣는다. 그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맞습니다”라는 말은 수없이 나왔다.
올해 그는 90대를 팔 작정이다. 영업사원으로 사는 동안 열심히 차를 팔고, 길게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에 관심이 많다. 40세가 되기 전까지는 판매왕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다는 말도 했다. 다소 엉뚱한 꿈도 있다. “배를 팔고 싶다”는 것. 인터뷰를 마치며 꿈이 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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