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를 판매하는 SK네트웍스 도곡대리점 박정호 대리는 지난해 푸조를 가장 많이 판 영업사원이다. 그의 판매실적은 70대.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100대 이상의 의미가 있는 숫자다. 열악한 영업환경에서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박 대리가 근무하는 도곡 전시장은 지난해 3월에야 문을 열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전시장 간판을 달지 못하고 영업해야 했다. 11월에서야 간판을 제대로 걸고 정식 개장식을 치렀다. 간판도 없는 전시장에 내방객이 많을 리 없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이었던 것. 그런 상황에서 다른 전시장 영업사원들을 능가하는 실적을 냈다는 건 보통 노력으로는 힘들다.
박 대리는 매일 아침 7시면 전시장에 도착한다. 늦어도 7시30분을 넘기는 법이 없다.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그는 정릉 집에서 새벽밥을 먹고 6시반에는 출발한다. 아침은 그에게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일찍 출근해서 주변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그 날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전화해야 할 고객명단을 점검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침에 서두르게 되고, 이런 날은 일이 안풀린다는 게 그의 경험이다.
그는 고객에게 전화할 때도 일부러 아침시간을 택한다. 고객이 바쁜 시간을 피해 11시 전후로 전화를 시작하는 보통의 영업사원들과는 다르다. 박 대리는 이렇게 말한다. “고객이 바쁠 시간에 전화하면 때로 귀찮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고객의 뇌리에 각인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요” 독특한 생각이다. 뭔가 다르다.
푸조차를 사는 이들의 특성을 물었다. “스타일리시하고 경제성을 따지는 이들은 푸조를 택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서 푸조 고객들은 “결정이 빠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푸조 매장을 찾는 이들은 푸조를 사기로 어느 정도는 결정하고 오는 사람들이라는 것. 브랜드에 대한 호, 불호가 정확히 나뉘는 게 푸조의 특징이라고.
그는 원래 자동차용 진단기 영업으로 차와 인연을 맺었다. 2002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해 영업을 시작했고, 2005년 SK에 입사해 푸조와 만났다.
어쩌면 그는 영업하기 힘든 성격을 가졌는 지 모른다. 가끔 화가 날 때 얼굴에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서다. “갑자기 욱하면 표정관리가 안될 때가 있어요” 계약하자며 부른 고객을 찾아 다섯 시간을 꼬박 달려 지방에 갔는데 차만 타보고는 다음에 보자며 돌려보낼 때는 정말 화가 나더라고.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차를 판 후 불만을 토로하던 고객이 다시 그에게 차를 살 때다. 차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상대다. 특히 영업사원에게는 그렇다. “겁은 나지만 그래도 일단 가서 만난다”는 게 그런 고객을 대하는 박 대리의 자세다. “그 것조차 안하면 일이 커지고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여성고객과 잘 안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소리가 큰 편이고 세심한 배려에 약해 여성고객들이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고. 대신 소주도 함께 나누고 인간적으로 친할 수 있는 남자들이 잘 맞는다.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한 고객과는 친해져 그를 통해 4대를 판매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 100대를 팔 계획이다. 당연히 판매왕 자리를 양보할 의향도 없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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