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살 때 ‘사고’에 집착하지 마세요

입력 2007년03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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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 “이 차, 마음에 드는데 무사고 맞나요?”
중고차딜러 : “앞범퍼와 왼쪽 도어 한 곳을 교체했습니다”
소비자 : “그럼 사고차네!”
중고차딜러 : “가벼운 접촉사고였고, 잘 수리한 데다 가격도 쌉니다”
소비자 : “에이, 겉으로 봐서는 모르죠. 다음에 들를께요”
중고차딜러 : “…”(앞으로는 무사고라 속이든지 해야지, 원)

봄을 맞아 중고차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종종 눈에 띄는 모습이다. 아무리 중고라도 몫돈이 들어가는 차를 살 때 흠잡을 데 없기를 바라는 건 소비자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흠집 중 가장 큰 흠이라 할 수 있는 ‘사고’가 있다면 누구나 구입을 꺼릴 것이다. 그러나 때론 사고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사고차를 모두 문제있는 차로 간주하고, 괜찮은 중고차를 놓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고차 10대 중 9대는 사고경력이 있다. 문제는 사고가 아니라 사고경력을 속이는 것이다. 사고경력만 제대로 알려준다면 그 다음부터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소비자들이 사고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중고차의 다양한 매력을 맛볼 수 있다. 보험개발원 조사에서도 이는 증명된다. 개발원이 2005년 1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매매를 위해 자동차 이력정보를 조회한 중고차 42만845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7만2,585대(전체의 64%)가 차사고로 보험금을 받은 경력이 있었다. 10대 중 6대 이상이 사고차라는 얘기다. 이를 보험처리 금액별로 보면 전체 10대 중 5대는 50만원 미만, 3대는 120만원 미만이었다. 50만원 미만은 차의 성능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단순 범퍼 교환이나 도어 한 쪽 교체만으로 나오는 액수다. 단순수리차에 해당된다. 보험처리금액 120만원의 경우 범퍼, 앞패널, 라이트 등을 모두 바꿨을 때 드는 액수지만 고급차가 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단순수리차는 더 늘어난다.

사고차를 눈여겨 본다면 경제적 이익을 얻을 길은 더 많이 열린다. 단순수리차는 무사고차보다 1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요즘은 수리기술도 좋아져 단순수리차는 무사고차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아울러 호시탐탐 소비자를 노리는 불법호객꾼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불법호객꾼은 무사고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을 때가 많아서다.

모처럼 봄을 맞아 중고차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요즘, 중고차딜러들은 사고경력을 제대로 밝혀 제값에 중고차를 판매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나가고, 소비자들은 사고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사고차로 얻을 수 있는 각종 매력을 누리길 기대한다. 정부도 사고차를 속여 판매하는 악덕 중고차딜러를 단속해 강력히 처벌하고,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각종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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