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가 딜레머에 빠졌다. 관람객 수와 입장료 수입의 상관관계에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안을 아직 찾은 것 같지는 않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가 밝힌 지난 12일까지의 입장객 수는 약 46만명. 6일간의 누적수치다. 주최측은 100만 관람객을 자신하고 있다. 4일이 남았고, 마지막 주말에 관람객들이 대거 몰리면 입장객 100만명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딜레머는 여기서 시작된다. 관람객이 100만명이었을 때 입장료 수입이 적어도 60억원 이상은 돼야 하지만 그렇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조직위원회는 예상수입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돈’얘기만 나오면 모두들 “나는 모른다”고 고개를 돌린다.
모터쇼 입장료는 일반 9,000원, 청소년 6,000원이다. 무료 입장객들이 많고, 이런저런 오차를 감안해 입장객 100만명이 모두 청소년이라고 쳐도 최소한 60억원의 입장료 수익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실제 100만명이 들었다면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그러나 모터쇼 관계자들은 “입장료 수입이 60억원이라는 건 말도 안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결국 100만 관객 동원이 ‘허수’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관람객 집계를 어떻게 하는 지 따져보면 더욱 그렇다.“대략, 어림잡은 집계”라는 답변을 내놓기 때문이다.
관람객이 가장 적은 날인 9일 입장객은 4만3,000명. 입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시간 당 6,100명 정도가 들어가는 셈인데,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인원은 이에 훨씬 못미친다. 분당 102명씩 쉬지 않고 입장해야 가능한 숫자다. 가장 많았던 8일의 17만3,000명은 분당 400명씩 쉬지 않고 하루 종일 입장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관람객 집계에 허수가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면 이해는 가겠다. 그러나 올해의 서울모터쇼는 다른 어느 해보다 짜임새가 있다는 평이다. 입장객 관리도 만찬가지. 출입구마다 입장객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전시관계자나 취재진 등 입장권을 사지 않은 이들은 정해진 곳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다. 허수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 주최측이 마음만 먹는다면 정확한 입장객 숫자를 알 수 있다. 국제적인 규모의 모터쇼라는 걸 강조하려다보니 ‘거품’이 끼는 것이다.
올해의 모터쇼는 매우 훌륭했다. 예년에 비해 출품차들의 면면도 좋았고, 전시장 구성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입장객 수와 상관없이 성공한 모터쇼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이제 주최측의 ‘거품 만들기’만 없앤다면 훨씬 더 좋은 전시회가 될 수 있겠다. 관람객이 50만명이어도 성공한 전시회가 될 수 있다. 첫 해부터 거품이 끼었고, 해를 거듭하며 모터쇼 규모가 커지면서 거품도 함께 부풀어 오른 것이다.
이대로 가면 마지막 주말 이틀간 35만명 전후의 인파가 몰렸다는 설명과 함께 서울모터쇼가 끝나는 날 입장객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발표가 나올 것이다. 그 설명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입장료 수입도 함께 발표해야 한다. 집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도 없다. 단순한 입장료의 총합이 얼마인 지 밝히면 된다. 관람객이 100만명 이상을 돌파했다면 입장료 수입이 적어도 50억원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두고 볼 일이다. 국제모터쇼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 실체를 가리는 거품은 걷어내야 할 때다.
오종훈 기자
ojh@a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