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강철에 싸움을 걸다

입력 2007년04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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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를 대체하라." 이는 플라스틱 소재 업계의 최대 과제 중 하나다. 강철만큼 세고 튼튼하지만 그만큼 무겁지는 않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적용 범위가 점차로 넓어지면서 이들 업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5일 막을 내린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눈길을 받은 차중 하나인 현대자동차 카르막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빚은 쾌거다. 이 차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플라스틱 기술이 총동원됐다. 차체 보디는 모두 플라스틱이다. 후드와 프런트 범퍼, 펜더 등에는 ‘업사이클’ 개념을 적용한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됐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하지만 기계적 강도나 특성은 원래 이하로 떨어지는 게 리사이클이라면 업사이클은 재활용하지만 더 강하고 기계적인 특성도 우수한 소재로 다시 만드는 개념이다.



이 차에는 페트병을 ‘업사이클’해 만든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됐다. 10분이면 버려지는 음료수 페드병을 다시 사용해 10년 이상 사용하는 자동차 부품으로 만드는 것. 업사이클로 만든 부품은 다시 리사이클해 사용할 수 있다. 무한 리필까지는 아니어도 환경에 주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에어백이 내장된 이음새 없는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이 차의 특징이다.



플라스틱이 노리는 분야는 강철뿐 아니다. 유리 역시 플라스틱 때문에 입지가 흔들리는 대표적인 분야다. 대표적인 게 헤드램프. 15년 전만해도 헤드램프의 커버는 유리였다. 하지만 지금 거리를 달리는 차들의 헤드램프는 99% 이상이 플라스틱 커버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 카르막의 지붕에는 투명 유리같은 플라스틱이 덮여있다. 파노라믹 루프와 윈도 글래이징이다. 유일하게 플라스틱이 점령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프런트 윈드실드. 법규와 안전을 위한 규제 기준을 맞추려면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 곳도 머지않아 플라스틱이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쓰면 무게가 줄어들 뿐 아니라 더 멋있게 만들 수 있다. 디자이너가 훨씬 더 자유롭게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카르막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근육질의 굴곡진 보디 표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카르막은 GE 플라스틱코리아가 처음부터 함께 개발과정에 개입했다. 2년여에 걸친 개발과정에 GE플라스틱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 것이다.

GE플라스틱코리아 황문성 사장


카르막에는 약 90kg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적용해 60kg 가량의 감량효과를 봤다고 GE플라스틱측은 설명했다. 이 정도 만으로도 연간 80리터의 경유를 절약하고 연간 200kg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플라스틱은 원가면에서도 유리하다. 강철과 일대일로 비교하면 가격이 비쌀 수도 있지만 자동차 제작과정 전체로 보면 제작과정, 후처리 과정 등에서 원가절감 효과가 뛰어 나다는 것.



GE 플라스틱 코리아 황문성 사장은 “철판은 후공정이 많지만 플라스틱은 간단하다. 공정과 부품을 단순화 하는데에도 플라스틱이 절대 유리하다. 소재 가격을 일대일로 비교하기보다 전체 시스템 코스트 차원에서 보면 결국 플라스틱이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카르막에 적용된 30여개의 플라스틱 관련 기술중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10개 정도이고 나머지도 1~2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산업의 쌀’이라는 강철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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