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 일본의 닛산자동차를 화려하게 부활시켜 "경영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는 카를로스 곤 사장의 "필달(必達)목표 경영"이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곤 사장이 제시해온 생산.판매 목표를 달성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장기적인 차원의 연구.개발을 소홀히해 오히려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닛산차는 24일 생산현장의 잉여인력을 줄이기위해 45세 이상 일반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조기퇴직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곤 사장이 닛산차의 경영 핸들을 잡은 지난 199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8년만의 인력 삭감이다. 2006 회계연도 국내 생산대수가 약 119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12.7%나 줄고, 해외생산도 200만대로 2.9% 감소한데 따른 조치다. 국내 판매도 전년 실적을 10만대나 밑도는 73만9천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경차를 제외한 국내 점유율도 16.6%로 최저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도 110만대의 목표에 미달하는 103만대를 파는데 그쳤다. 세계시장 전체 판매도 목표인 373만대에 크게 모자라는 320만5천대로 예상되고 있다.
생산과 판매가 호조를 보인 도요타, 혼다와는 달리 일본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요타는 금년 1.4분기에만 세계 시장에서 총 234만대를 팔아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를 제치고 분기 기준 세계 정상에 올랐다. 또 혼다는 작년도 세계시장 판매대수가 약 370만대로 2년 연속 닛산을 제쳤다.
닛산은 국내외 판매 부진에 따른 생산 감소로 이미 요코스카 공장과 도치기 공장에서 감산체제에 돌입, 잉여인력 5천명을 다른 공장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곤 사장의 과감한 구조조정 등으로 부활신화를 연출했던 닛산차의 고전은 신차 출시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04년과 2005년도에 신차를 집중 투입한 반동으로 작년도에는 경차 외에 신형차를 2종류 밖에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업계 분석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곤 사장의 경영 스타일의 문제점을 들고 있다. 한번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필달목표"에만 매달린 결과 장기적인 전략에서 차를 만드는 일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즉, 환경 친화적인 차종이 도요타나 혼다에 비해 뒤진 것도 바로 그 때문이란 것이다.
닛산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간다면 오는 2008년도의 목표로 제시한 "세계시장 420만대 판매"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닛산은 르노자동차 출신의 곤 사장이 재건 사령탑을 맡은 뒤 2000년도의 연결 당기 흑자와 2002년도의 유이자 부채 반감 등을 달성한데 이어 2004년도에는 세계시장 판매를 100만대 늘린 360만대와 매출대비 영업이익률 8%의 목표를 달성했다. 2005년도부터 3년간 추진중인 "밸류업플랜"에서는 세계시장 판매를 42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닛산의 최근의 고전과 420만대 판매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26일 개최되는 2006 회계연도 결산발표에서 곤 사장이 어떤 경영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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