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무보험 문제, 이제는 달라질까

입력 2007년04월25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한국소비자원(구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얼마전 이륜차 무보험 문제를 지적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의 대표 소비자단체인 한국소비자원의 위상에 걸맞게 공중파 방송을 위시해 거의 모든 언론매체가 이 자료를 기사로 다뤘다. 기사 제목은 한국소비자원이 제시한 모범 답안대로 대개 ‘이륜차 10대 중 7대는 무보험’이었다.

사실 이륜차 무보험 문제 제기는 해마다 한두 번쯤 나오는 연례행사다. 또 매년 같은 문제제기와 대책마련 요구가 되풀이되지만 제대로된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아 ‘언론보도를 위한 단순한 기사거리’로 전락한 상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해 4월만 봐도 이는 증명된다.

지난해 4월24일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건설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륜자동차 책임보험 가입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월말현재 자동차보험 가입대상인 50㏄ 이상 이륜차 172만5,000대 중 27.9%인 48만1,000대만이 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10대 중 7대가 무보험’인 것으로 올해와 다를 게 없었다. 이 의원은 또 무보험 사고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오토바이의 책임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으나 그 이후 눈에 띄는 정부 대책은 없었고, 보험업계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이륜차업계와 관련 학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업계와 학계는 그 근거로 우선 높아진 한국소비자원의 위상을 들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28일 소비자기본법 시행에 따라 설립 20년만에 기관명칭이 한국소비자원으로 바뀌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단순히 명칭만 변경된 게 아니다. ‘소비자보호’에서 ‘소비자주권 실현’으로 변화된 정부의 정책기조를 반영하고, 시장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 나서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는 게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도움을 줬던 업계와 학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소비자기본법 시행으로 한국소비자원에 설치된 소비자안전센터가 법정기구화됐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의 안전할 권리확보와 소비자 위해정보 수집 및 처리업무가 강화됐고, 집단분쟁조정제도 도입으로 소비자 피해구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과거 이륜차 무보험 보도내용과 달리 설문조사가 실시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읽게 해준다. 예전에는 언론보도나 단순한 주의환기를 위해 무보험 문제가 제기됐기에 통계자료를 분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이륜차 소유자 2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포함됐다. 보험 미가입자 10명 중 8명이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운행하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보험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설문조사 대상자도 적고, 설문내용도 부족하지만 이륜차 운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것이다. 작은 노력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실제 이륜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경우는 없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다.

문제분석과 대안제시도 과거보다 구체적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륜차는 등록제가 아닌 신고제라 최초 사용신고 이후에는 보험가입 유무, 정기검사, 폐차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제도가 없고, 과태료가 최고 30만원에 불과해 강제력이 미약하다는 기존의 원인 분석에서 더 나아갔다. 보험사가 높은 손해율을 내세워 보험가입에 적극적이지 않을 뿐더러 국가공인 이륜차 정비자격제도와 정비업소 등록기준 및 부품 공시가격 등이 없어 이륜차 소유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등 이륜차 소유자 입장에서 원인을 파악했다.

과거보다 철저한 원인분석으로 대안도 보다 세분화되고 구체화됐다. 소비자원은 이륜차 신고제를 등록제로 개선, 이륜차 정비자격제도 및 공시제도 도입,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해 보험가입 유치 강화, 이륜차 전문보험사 설립 등의 대안을 내놨다. 이륜차관련 업계와 학계도 소비자원이 제시한 대안을 바탕으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압력을 행사할 계획을 세우는 등 예전과는 다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모쪼록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거둬 내년 이맘 때는 ‘이륜차 10대 중 7대는 무보험’이라는 케케묵은 보도가 사라지길 기대한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