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소요산은 동두천시의 소요동과 걸산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봄에는 철쭉과 진달래,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 가을에는 불타는 단풍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원효폭포와 비룡폭포, 자재암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더해져 휴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코스로 좋다. 무엇보다 소요산을 찾아가는 길에는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 중 가장 으뜸가는 코스를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 오가는 길에 벽제쪽 코스를 택하면 장관을 이루는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의 뒷모습, 도봉산 서쪽 자락인 오봉의 수려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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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분홍 불길 |
소요산 종합주차장에서 1.3km 더 들어간 백운암까지 아스팔트가 깔렸으나 차의 진입은 종합주차장까지만이다. 식당촌과 숙박업소가 늘어선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오고, 일주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소요산의 모습을 만난다. 일주문 지나 오른쪽에 원효대사가 앉아 고행수도했다는 원효대가 있고, 여기를 지나 다리와 계단을 오르면 백운암이라는 사찰이 있다. 원효대사가 원효대에 좌정하고 고행수도했으나 도를 얻지 못해 투신자살하려는 순간에 이르러 도를 통할 수 있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코스는 백운암에서부터 자재암까지다. 돌계단과 산책로로 이어지는 코스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오르기에도 무리가 없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소요산 중 가장 빼어난 경승을 자랑하는 자재암이 나온다. 자재암 주변에는 크고 작은 폭포가 줄을 잇는다. 평소에는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실망하지만, 여름철엔 높이 10m나 되는 물줄기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원효폭포와 청량폭포, 옥류폭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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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요산 |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수도한 절로 유명하다. 신라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었던 원효대사가 세상을 등지고 심산유곡을 찾아 헤매던 끝에 이 곳에 초막을 짓고 도를 닦던 중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지은 절이라고 한다. 어느 폭풍우 치는 밤에,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었다는 젊은 아녀자가 수행중인 토굴로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비에 흠뻑 젖어 농염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여인과 긴밤을 지새게 된 원효. 어떻게 됐을까.
아침이 동터 올 때까지 원효의 태도는 앉은 자리에서 한 점 흔들림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비가 언제 내렸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개었고 토굴 안의 여자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 여자는 관세음보살의 현신불이었던 것이다. ‘마음이 성한 즉 옳고 그르고 크고 작고 깨끗하고 더럽고 있고 없는 가지가지 법이 생기는 것이며, 마음이 멸한 즉 그와 같은 상대적 시비의 가지가지 법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원효의 깨달음은 관세음보살을 감동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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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재암 일주문 |
원효대사의 전설이 곳곳에 전해지는 만큼 소요산에는 요석공주의 사연도 골짜기 곳곳에 남아 있다. 서라벌에서 아들 설총을 데리고 소요산까지 찾아온 요석공주는 자재암 부근에 따로 집을 짓고 살았는데 이를 공주궁이라 하고, 구절터 남쪽으로는 공주봉(526m)도 있다.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소요산이 퍽 재미있는 등산코스다. 소요산은 자재암을 가운데 두고 하백운대부터 공주봉까지 말발굽 모양의 능선이 펼쳐져 있는 형상이다. 일주문을 지나 자재암 가는 길과, 구절터에서 공주봉 오르는 갈림길이 산행 들머리가 된다. 어느 쪽으로 올라가든지 소요산 능선을 종주하면 이 갈림길로 내려온다. 하백운대에서 중백운대 거쳐 상백운대까지 이르는 완만한 능선길은 진달래가 만발했다. 꽃길을 거느리고 능선을 따라가면 전망좋은 소나무 그늘이 기다린다. 의상대에 오르면 동두천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고 멀리 남쪽으로 도봉산과 북한산, 수락산이 두루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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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천을 물들이는 진달래 |
*맛집
동두천시에는 소요산의 명성만큼 소문난 맛집이 있다. 60년 넘는 세월동안 떡갈비를 선보이는 송월관(031-865-2428)이 바로 그 곳. 떡갈비는 말 그대로 떡처럼 만들어진 갈비다. 갈비살을 발라내 부드럽게 다진 후 갖은 양념을 해 갈비뼈에다 다시 빈대떡 모양으로 두툼하게 붙인다. 뼈를 붙인 고깃덩어리를 우선 석쇠에서 1차로 구운 후 다시 잘 달군 놋쇠판에다 구워낸다. 갖은 양념에 잘 다져 구운 고기는 특별한 맛을 낸다. 오랫동안 그 맛을 지켜 왔던 강옥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지금은 며느리 송민정 씨가 맛을 내고 있지만 예전 맛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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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갈비 |
*가는 요령
국도 3번을 따라 의정부에서 연천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다. 서울 미아 4거리를 기준으로 의정부역 - 가능교차로 - 주내 - 덕정 - 동두천 - 소요교 - 종합주차장까지 39km. 편도 1시간이 걸린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