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모터쇼가 막을 내렸다. 세계 수많은 자동차업체들이 앞다퉈 중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이기 위해 올해도 여념이 없었다. 이번 상하이모터쇼는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중국의 무서운 추격이다. 우선 중국업체들이 내놓은 독자모델이 많아졌다. 상품성은 여전히 낮지만 과거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외형 디자인의 대부분은 선진업체들의 주력차종을 그대로 베껴 놓은 게 많아 눈에 익숙하기까지 하다. "베끼는 것도 기술"이라는 중국업체 관계자의 설명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둘째는 중국시장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부러움이다. 다시 말해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의 규모에 군침을 흘리지 않는 업체가 없다 보니 중국의 배짱도 그 만큼 커졌다. 중국 내에서 장사하기 싫으면 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중국 정부가 갖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 업체들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모터쇼장에서 만난 한국업체 관계자는 "아쉬운 건 기업이지, 중국 정부가 아니다"며 "중국을 잃으면 세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게 중국에 진출한 외국업체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거대 인구에 따른 시장규모의 힘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세번째는 부품업체들의 흡수다. 모터쇼에 참가한 부품업체 수만 수백 개에 달한다. 완성차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유명 부품업체 가운데 중국에 공장이 없는 곳은 거의 없다.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이 주축이 된 중국 부품업체의 성장은 결국 완성차의 경쟁력으로 이어져 중국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도와주기 마련이다. 모터쇼에 참가한 기아 관계자는 "중국에서 완성차 경쟁은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며 "특히 GM 등 미국업체들이 미국 내에서 잃어가는 시장을 중국 등 아시아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들은 부품업체까지 중국에 진출시키며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유가 있는 부분도 있다. 아직 중국 완성차의 품질 수준은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많이 뒤져 있다. 독자모델로 내놓은 차들을 세심히 살펴 보면 여전히 조악한 부분도 적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한국이 중국을 우려하는 건 절대 변할 수 없는 시장규모 때문이다. 상하이모터쇼가 서울모터쇼에 비해 전시 수준 등은 낮지만 세계 최고 경영자들이 서울을 뒤로 하고 상하이를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국 우리로선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로 앞서가는 것 외에는 중국을 이길 방도가 없는 셈이다. 완성차업체의 부품 기술개발 지원 및 정부 차원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이유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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