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업그레이드 '마이가리 모델'을 아시나요

입력 2007년05월06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마이가리 모델’을 아시나요.

‘마이가리’는 미리 받다, 가불 등의 뜻을 가진 일본말. 우리나라에서는 휴가 나가는 군인이 더 높은 계급장으로 바꿔달 때 많이 사용하는 은어다. 예전에는 작대기 하나 둘로는 폼이 안난다고 해서 휴가나 외출시 상병이나 병장 계급장으로 바꿔 다는 것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수입차 시장에도 ‘마이가리 모델’이란 엔트리급 모델을 구입한 뒤 윗급 모델로 표기만 바꿔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싼 값에 차를 산 후‘마이가리’해서 비싼 차로 행세 하는 것이다. 국산차 시장에서 만연했었지만 이제 수입차 시장에서도 흔한 일이 됐다. ‘마이가리’는 고객의 요청으로 영업사원이 작업을 해주는가하면, 영업사원이 권하기도 하고, 알아서 바꿔 주기도 한다. 아우디 A6 2.4는 3.0으로, BMW 523은 530이나 550으로 깜짝 변신한다. 벤츠 E200이 280으로, S350이 500이나 600으로 바뀌는 것도 순식간이다. 팔리기는 엔트리급 모델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지만 거리에선 상급 모델들이 훨씬 더 많이 보이는 이유다.

작업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바꿔 달아야할 모델 표시를 불로 살짝 가열한 뒤 얇은 실을 이용해 글자를 떼어낸 후 윗급 모델명을 새로 붙이는 것. 가열하다가 차체에 얼룩이 생기거나 떼고 붙이는 과정에서 차체에 흠집이 날 수 있고 삐뚤어지게 붙는 등 초보가 하기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뱃지 가격도 5~7만원으로 만만치 않다. 실패하고 재작업하면 재료비만 10만원을 훌쩍 넘겨 버려 영업사원 입장에선 무척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수입차 전시장 마다 ‘마이가리’ 작업에 능통한 ‘선수’들이 동료 사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급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마이가리’가 통할 수 있는 건 클래스별로 디자인이 같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아서는 엔트리급, 상위 모델의 구분이 불가능에 가까워 모델 이름만 살짝 바꿔달면 성공적인 변신이 가능하다. 간단히 글자 하나 바꿔달고 수백만원, 혹은 1,000~2,000만원 이상 ‘비싼 차’처럼 폼 잡을 수 있다. 차의 성능보다 다른 사람의 이목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제 값 주고 비싼 차 타는 입장에서는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